
다카 경찰에 따르면 닐로이 차크라바티(40)라는 세속주의 성향의 블로거가 이날 오후 수도 다카 시내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당해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려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괴한 5∼6명이 세들어 살 집을 찾으러 온 것으로 가장해 그의 아파트로 들어온 뒤 그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 잔인하게 살해했다.
차크라바티는 '닐로이 초드리', 또는 '닐로이 닐'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비판하고 여성 및 소수자의 권리와 힌두교도 탄압 문제 등을 지적해왔다.
차크라바티는 2013년 이슬람주의 단체가 유포한 '세속주의 블로거 84인' 명단에 포함된 인물로 최근 몇 차례 위협을 받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던 자신의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고 그의 지인들은 전했다.
사건 발생 몇 시간 뒤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안사르 알이슬람은 현지 언론사에 이메일 성명을 보내 차크라바티를 자신들이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알라의 허락을 받아 오늘 작전을 수행했으며 신과 그의 사도의 적들에게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고 AP와 CNN은 전했다. 해당 이메일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올해 들어 차크라바티 등 이슬람교에 비판적인 글을 써온 블로거 4명이 잇따라 살해됐다.
지난 2월 동성애 등 민감한 주제를 다뤄온 세속주의 블로거 아비지트 로이가 다카에서 살해됐고 3월에는 와시쿠르 라흐만이라는 이름의 다른 블로거가 흉기로 난자당해 숨졌다.
또 지난 5월에는 아난타 비조이 다스라는 블로거가 살해위협을 받은 얼마 뒤 마체테(벌채 등에 쓰이는 날이 넓고 긴 칼)를 휘두른 복면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
미국 국무부와 유엔,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블로거 피살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비열하고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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