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도자, 인민의 대공복"…고속철기술 '자부심' 표명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지린(吉林)성 연변(延邊) 조선족자치주를 방문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시 주석이 낙후한 동북지역 부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돼 북한-중국을 비롯해 동북 국경지역 4국(북한-중국-러시아-몽골) 간의 국제적 경제협력이 가속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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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북중접경 연변 조선족자치주 첫 방문. |
중국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정오께 연변 차오양촨(朝陽川)공항에 내린 시 주석은 먼저 연변박물관을 찾아 이 지역의 전체적인 발전 상황과 조선족 민속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오후에는 하이란(海蘭)강변에 위치한 허룽(和龍)시 둥청(東城)진 광둥(光東)촌 등을 찾아 농사실태 등을 점검하고 촌위원회 주민편의실, 도서관, 체육활동실 등을 시찰했다.
시 주석은 노인 가무단이 노래 '붉은 태양이 변경을 비추네'(紅太陽照邊疆)에 맞춰 춤추는 장면을 보며 "내가 수십년 전 촌지부 서기를 할 때 매일 이 노래를 들었다. 오늘 보니 하이란강변이 바로 노래에 나오는 그곳이 아닌가 싶다"고 말해 농민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한복을 입은 조선족 주민들이 춤을 추며 시 주석을 맞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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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언론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변 방문을 만화로 표현했다. |
신화통신은 "시 주석은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징하오(李景浩) 연변 조선족 자치주장으로부터 연변 방문 요청을 받았다며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곳은 북중러 3국의 경계지역으로 '동북진흥(개발계획)', '투먼장(圖們江·두만강) 개발' 등 국가전략들이 하나하나 추진되고 있는 곳"이라며 시 주석의 지린성 시찰이 동북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시진핑 체제는 출범 직후부터 북한, 러시아 등 동북지역 이웃국가들과 연계된 국제경제협력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지린성이 올해 들어 북한, 러시아와 접경한 두만강 하구 일대에 내·외국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초국경 국제관광구역'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에도 북한-중국-러시아-몽골 등 4개국 간의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북한, 러시아 항구를 통해 동해에서 유럽으로 가는 북극해 항로를 개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도 지난 3월 열린 전인대에서 지린성 대표단 측에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에 적응해 동북의 옛 공업기지 진흥을 깊이 있게 추진해야 한다", "주변국 및 지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직접 주문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지린성 시찰 이틀째인 17일 오전 창춘(長春)에 자리잡은 중국 국영 고속철회사 중처(中車)도 방문해 열차조립공장 등을 둘러봤다. 중처는 고속철 해외진출의 첨병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 과정에서 "고속철은 '아주 잘 팔리는 물건'이자 '빛나는 명함'"이라며 "근년들어 여러 차례 외국을 돌며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고속철"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사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의 각급 지도간부는 모두 인민의 공복이고 중앙(당·정) 지도자들은 인민의 대(大)공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동북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은 결국 북한과의 협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시 주석의 연변 방문은 수년째 얼어붙어 있는 북중 관계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 주석이 지린성 '시찰 1번지'로 연변을 선택한 것은 각종 위기상황에 직면한 이 지역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유일의 조선족 자치주인 연변은 한국을 비롯해 외국이나 베이징, 상하이 등 다른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중장년층 동포들이 늘면서 심각한 인력부족 , 가족해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연변주 인구는 총 227만 7천 명이었다. 이 가운데 조선족은 79만 9천 명으로 인구 비율이 35.1%까지 떨어져 소수민족 자치주 지정 기준인 30%에 근접했다.
특히 시 주석이 직접 둘러본 허룽시는 지난해 12월, 올해 4월 잇달아 발생한 북한 탈영병의 주민 살해사건으로 민심이 흉흉해져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사회과학원 변경연구소 측은 시 주석의 연변 시찰과 배경에 대해 "시 주석은 취임 이래 네이멍구(內蒙古),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윈난(雲南)성를 시찰했고 이번에 연변을 방문하며 동서남북 소수민족 지역을 아우르게 됐다"며 "이는 중앙(당과 정부)의 소수민족 지역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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