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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밀고 끌고… ‘언니 리더십’ 돋보인 기보배

입력 : 2015-07-09 20:09:12 수정 : 2015-07-09 23: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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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선 실수로 양궁단체 金 좌절, “졌지만 은메달도 값지다” 격려
혼성 이승윤도 “누나 믿고 쐈다”
인천AG 탈락 아픔이 성숙 계기
여자 양궁에서 2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한 기보배(27·광주시청)가 ‘빛고을’ 광주에서 더욱 빛나는 이유는 ‘맏언니’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 때문이다.

기보배는 8일 끝난 양궁 리커브에서 혼성전과 개인전서 ‘금빛 과녁’을 선보였다. 그러나 정작 기보배가 가장 빛난 순간은 아쉽게 은메달에 머문 단체전이다. 2011년 선전 U대회 이후 다시 한 번 3관왕을 노리던 기보배기에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기보배는 애써 웃어보이며 동생들을 다독였다. 특히 3세트에서 7점을 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최미선(광주여대)을 안아주며 격려했다. 

기보배가 8일 광주시 서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최미선(등번호 3번)과 포옹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기보배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졌지만 은메달도 값지다. 특히 미선이가 상심이 커서 마음을 풀어주고자 애썼다”며 맏언니다운 대범함을 풍겼다. 그는 이어 “3관왕은 지난 2011년에 했던 걸로 만족하고자 한다. 오히려 이번 대회는 앞으로 예정된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동생들과 호흡을 맞출 좋은 기회이자 약이 될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동생들을 이끌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기보배의 리더십은 ‘언니’에만 그치지 않았다. ‘누나 리더십’도 빛났다. 이승윤(코오롱)과 짝을 이뤄 출전한 혼성전 결승에서 대만 선수들과 두 세트를 나눠가지며 연장 슛오프에 돌입했다. 네 선수 중 가장 먼저 활 시위를 당긴 기보배는 10점을 명중시키며 상대 선수의 기를 죽였다. 대만의 탄야팅은 기보배의 10점을 보고 기에 눌린 듯 8점을 쐈다. 이승윤은 안정적으로 9점을 쏘며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 뒤 이승윤은 “보배 누나가 경험과 노하우가 많다 보니 큰 의지가 됐다. 보배 누나만 믿고 쐈다”며 기보배에게 공을 돌렸다.

기보배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1년 선전U대회 3관왕, 2012년 런던올림픽 2관왕까지 승승장구했다. 여기에 미모까지 겸비해 한국 양궁을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탈락의 아픔과 해설위원의 경험을 통해 기보배는 기술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져서 돌아와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기보배의 활 끝은 이제 이달 말부터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5 세계선수권과 내년 리우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향해 정조준하고 있다. 외모와 기량에 리더십까지 장착한 기보배의 활약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광주=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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