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설악동 숙박업소 20곳(객실 100개)이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됐다. 단체 숙박객을 위한 널찍한 온돌방에 2층 침대를 들여놓았다. 해외 배낭여행자나 저렴한 가격의 방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1인용부터 4인용까지 다양한 객실을 만들었다. 각 방에는 TV, 냉장고, 무선인터넷 등이 완비됐으며 간단한 아침식사를 해먹을 수 있는 취사실에는 토스트기와 전기레인지 등이 설치됐다. 여행자들이 여행정보를 나누거나 여행으로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휴게공간과 공동샤워실, 세탁실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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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 설악동 숙박업소 주인인 안희숙씨가 2층 침대가 설치된 게스트하우스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 속초=박연직 기자 |
강원도와 속초시는 설악동 숙박업소를 살리기 위해 2억원씩의 예산을 투입해 게스트하우스로 전환을 시도했다.
우선 초기단계여서 참여 업소당 객실 5개씩을 만들었지만 손님이 늘어나면 객실 전체를 게스트하우스로 만들겠다는 업소도 생겨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참여 주인들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사회적기업 신청을 마쳤다. 또 객실예약, 통역, 홈페이지 관리, 물품 공동구매, 종업원 교육 등을 맡을 여행자센터를 만들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가격 인하와 픽업 서비스, 아침식사 제공 등 공격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해 침체된 숙박지구를 살려보겠다고 의기 투합했다.
이곳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안희숙(46·여)씨는 “여행자들이 편안하게 묵으면서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겠다”며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관광객이 많이 찾고, 설악동 숙박지구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설악동 숙박업소는 1970년대 정부의 설악권 개발계획에 따라 서구형 숙박시설을 갖춰 문을 열면서 신혼여행과 수학여행단의 단골 숙소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콘도와 펜션 등 새로운 형태의 숙박시설이 생겨난 데다 자연공원법에 묶여 증개축 등이 제한되면서 쇠락했다.
설악산과 속초시를 찾는 연간 1200만명의 관광객들이 콘도와 펜션 등을 선호하면서 설악동 숙박업소는 ‘풍요 속 빈곤’에 시달렸다. 손님이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76개의 숙박업소 가운데 38개 업소가 문을 닫았을 정도다. 숙박업소가 밀집한 설악C지구 일대 대부분 가게는 문이 잠겨 있거나 마당에 폐자재가 쌓여 있는 등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 숙박업소도 단풍철과 피서철, 주말에만 반짝 영업을 하거나 고시텔과 요양원 등으로 업종을 바꿨지만 신통치 않은 수준이다. 최 지사는 “설악동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게스트하우스가 설악산과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의 명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속초=박연직 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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