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시가 ‘쥐 소탕 작전’ 예산으로 290만달러(약 32억원)를 책정한 사실이 알려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열린 회의에서 뉴욕 시가 290만달러를 쥐 소탕 작업 예산으로 책정했다. 뉴욕은 각종 쓰레기가 뒹구는 지하철이 쥐들로 들끓으면서 ‘쥐의 왕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쥐가 사람들과 똑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쥐들을 가만히 보면 우리와 비슷하다”며 “쥐는 모든 걸 먹어치운다”고 말했다. 이어 “가져간 것을 절대로 돌려주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뉴욕 시내에 들끓는 쥐XX들은 악마 같다”며 “그들은 매우 영리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관계자는 “이것은 기회”라며 “우리는 쥐를 없애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는 그동안 쥐가 대규모로 몰릴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조사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뉴욕 시내에 숨어버린 쥐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예상조차 못하고 있다. 소탕 작전 소식을 접하고도 많은 이들이 회의적인 결과를 예측하는 이유다.
1978년부터 12년간 재임했던 코흐 시장의 비서관 조지 아츠는 이번 정책 발표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조지는 “대부분 사람들은 다음 시장이 취임할 때까지 과거 발표했던 정책을 잊곤 한다”며 “차기 시장은 자신이 부임할 때마다 마치 새로운 정책인 것처럼 똑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시큰둥하다. 많은 이들은 매번 같은 정책을 내놓기 전에 사람들의 생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이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니 자연스레 그것을 먹고사는 쥐의 개체 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일단 우리가 치킨을 먹고 뼈를 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거리만 깨끗해져도 쥐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다른 네티즌도 “쥐 없애는 문제는 복합적 요소가 얽힌 내용”이라며 “선로에 아무렇지 않게 음식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을 수없이 봐왔다”고 지적했다. 이 네티즌은 “정말 토나오는 행동이었다”고 비난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뉴욕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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