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명 높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교도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독방에서만 43년간 수형 생활을 해온 60대 흑인 남성이 석방된다.
9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연방 지방법원의 제임스 브래디 판사는 전날 루이지애나 주 법무부에 교도관 살해 등의 혐의로 40년 넘게 독방에 갇힌 ‘앙골라 삼총사’의 마지막 한 명인 사앨버트 우드폭스(68)를 즉각 석방하라고 판결했다.
‘앙골라 삼총사’는 교도소의 별칭인 ’앙골라’에서 따와 오랜 기간 인권이 무시당한 채 독방에 수감된 세 죄수를 일컫는다.
1971년 무장 강도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우드폭스는 동료 재소자인 로버트 킹, 허먼 월러스와 함께 1972년 교도소에서 폭동을 일으켜 백인 교도관 브렌트 밀러를 숨지게 해 2급 살인죄로 기소됐다. 세 죄수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각각 독방에 갇혔다.
로버트 킹은 폭동 당시 동료 죄수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허먼 월러스는 2013년 종신형 무효선고를 받았으나 출소 사흘만에 간암으로 사망했다.
브래디 판사는 마지막 남은 우드폭스의 고령, 건강악화, 공정한 재판에 대한 신뢰 부족 등 ’예외적인 상황’을 거론하며 우드폭스가 세 번째 재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즉각 항소 뜻을 밝힌 루이지애나 주 법무부는 이튿날 연방항소법원에 우드폭스의 석방을 막아달라고 요청했고 항소법원은 오는 12일까지 우드폭스 석방을 보류하라고 명령했다.
교도소에서 흑인 급진주의 좌파 단체인 블랙팬더당의 지부를 만든 우드폭스는 교도소 내의 불평등을 지적하고자 했을 뿐 백인 교도관을 살해하지 않았다며 계속 무죄를 주장해왔다.
국제 인권보호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우드폭스는 흠으로 가득 찬 법적 절차 때문에 43년간이나 독방에 갇혔다”면서 브래디 판사의 결정을 ’정의를 향한 중대한 진전’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하루 23시간 동안 독방에 갇힌 생활을 43년간이나 이어온 우드폭스는 현재 신부전, C형 간염, 심장 질환 등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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