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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지하철에서 승객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 게임, 채팅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최근 서울 강남 지역의 몇몇 버스정류장 벤치에 의미심장한 낙서가 적혔다. 사람들은 낙서를 흘끗 보고는 당황한 표정으로 글자를 피해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제 4물결로 불리는 ‘디지털혁명’ 이후 우리 사회는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단절사회’로 빨려들어갔다. 가족끼리 밥 한 번 먹기가 어려울뿐더러 어쩌다 모여도 각자의 스마트폰만 쥐고 침묵하는 세상이 됐다. 자고 일어나면 누군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흉악 범죄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온라인에 오르내리며 눈길을 끌지만 또 하루만 지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진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됐을까.’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시작으로 새로운 인간상을 만들기 위해 지식인들이 모였다. 이들은 기계가 아닌 인간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외친다.

제 5물결 운동기구는 김영식 전 교육부 차관과 배규한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임정희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과 한희원 동국대 법대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60여명의 저명 인사들이 함께한다. 주요 인사로는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 유중근 전 적십자 총재, 김숙 전 유엔대사,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등이 있다.
이들은 제 5물결 운동을 하는 이유로 ▲압축성장을 겪은 대한민국의 현실 ▲무한 경쟁체제와 가정 해체 등 급격한 사회변화 ▲인성교육의 실종·원칙과 기본이 약해진 문화지체현상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꼴찌인 국민행복지수와 자살률 1위 ▲인간성과 원칙의 회복이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필요조건이라는 인식 등 5가지를 꼽았다. 이들은 5가지 문제의식을 토대로 매달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한 뒤 오는 10월 범국민사회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은 “제 5물결운동은 ‘새로움’이 아니라 ‘회복’이다”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살아온 전통가치와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것이 이들 운동의 기본취지다.
배규한 공동대표는 “망가진 사회를 다시 세울 수 있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문제의식에 종교나 이념을 떠나 뜻을 함께한 분들이 모였다”며 “인간이 물질 아래에 있는 배금주의, 인간의 내면을 보는 눈을 가리는 외모지상주의 등은 인간이 극복해야 할 천박한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회의를 통해 정해지겠지만 캠페인 등 적극적인 사회운동을 통해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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