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거리에서 ‘쳐다봤다’는 이유로 20대 2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30대 남성이 뇌사상태에 빠진 지 8일 만에 끝내 숨졌다.
1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전 4시 40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한 도로에서 일행과 함께 걸어가던 A(31)씨가 김모(23)씨 등 2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김씨 등이 A씨가 단지 ‘쳐다봤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 무릎으로 A씨의 머리 등을 1분 정도 수차례 폭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A씨의 일행으로 술자리를 함께했던 사회 후배 2명이 있었지만 1명은 언쟁이 발생하자 자리를 떴고, 나머지 1명은 시비 사실을 뒤늦게 아는 바람에 폭행을 말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폭행을 당한 직후 혼자 인근 하단지구대까지 걸어가 신고했고, 약 1시간 뒤인 오전 6시쯤 A씨를 찾아 경찰서로 온 일행의 도움으로 귀가했다.
A씨는 이후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방안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됐고 병원으로 후송돼 뇌사판정을 받고 치료하다가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 사건 8일 만에 숨졌다.
경찰은 김씨 등을 중상해 혐의로 구속 수사한 뒤 지난달 29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함에 따라 김씨 등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A씨 가족은 “머리에서 피를 흘릴 정도로 심한 폭행을 당한 사람을 경찰이 즉각 병원으로 후송하지 않고 치안센터에 1시간 동안 방치해 피해를 키웠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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