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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꽂이… 마음의 자유를 얻다

입력 : 2015-05-14 19:43:53 수정 : 2015-05-14 19: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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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시집와 20년 넘게 살고 있는 일본인 주부다. 여기서 봄만 되면 느끼는 건 벚꽃을 비롯해 진달래, 개나리, 싸리꽃 등 꽃 종류가 다양하고 색깔이 예쁘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꽃을 좋아했기에 3년 전부터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했다.

자연에서 피는 꽃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던 나는 우연히 꽃꽂이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흠뻑 빠져 있다. 수업을 받으면서 꽃꽂이는 가지를 어느 정도 길이로 자르고 기울기 각도에 따라 꽂으면 다시 재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꽃꽂이는 크게 동양과 서양식으로 나뉜다. 서양 꽃꽂이는 많은 꽃을 이용해 화려한 색감으로 이목을 끌지만 나는 동양 꽃꽂이 쪽에 더 마음이 끌린다. 동양 꽃꽂이는 꽃 종류도 단순하고 소박해서 화려하지 않지만 은근한 아름다움이 있다. 

꽃꽂이를 배울 때는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되풀이하면서 연습을 한다. 가르쳐 주신 대로 무조건 따라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 “왜 그래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계속하다 보면 제일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동시에 형식적이고 얽매이는 것 같은 답답함이 익숙해지는 사이 마음의 자유로움으로 변하는 것도 느끼게 된다.

현재 배우는 곳이 일본의 소게쓰류(草月流)를 가르치는 교실이라 그런지 자꾸 일본의 도(道)가 생각이 난다. 도는 기술을 되풀이해 배우는 사이에 자기의 생각이 저절로 없어지면서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기술을 연마하고 마음을 닦는 수련이 된다. 꽃꽂이는 일본어로 가도(華道)라고 하는데 다도(茶道)와 더불어 일본 전통의 예술로 친다. 유도, 검도, 합기도 등의 무예도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중요시한다는 점과 마찬가지다.

이 정신은 화(和)를 귀히 여기는 일본의 독특한 가치관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와서 그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요즘은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만 느낄 때가 많았는데 이런 것에 공통점을 발견한 것 같아 흐뭇하다.

마당에 핀 꽃을 자연스럽게 꽂는 날을 기다리면서 이번주에는 어떤 꽃꽂이가 완성될지 궁금하고 설렌다.

요코야마 히데코 리포터 sj083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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