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광대뼈 없지만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관련이슈 오늘의 HOT 뉴스

입력 : 2015-04-29 09:33:01 수정 : 2015-04-29 11:06:49

인쇄 메일 url 공유 - +

 

사이먼 무어(30)는 태어날 때부터 광대뼈가 없었던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Treacher Collins syndrome)’환자다. 그는 어렸을 적 친구가 없어 밖에 나가 놀지도 못했고, 자기를 보며 놀리는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온종일 방에만 숨어 지내야 했다.

무어에게도 사랑은 찾아왔다. 그는 지금의 아내 비키를 만나 결혼했고, 딸을 임신했다는 사실을 작년에 알게 됐다.

그런데 한 가지 비극적인 소식이 숨어있었다. 장차 태어날 무어의 딸이 그와 똑같은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 환자라는 사실을 의료진으로부터 접하게 된 것이다. 극도의 절망감에 휩싸인 무어 부부는 낙태까지 생각했으나, 자신에게 온 어린 천사를 세상빛을 보기 전부터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출산을 결심했다.

지난해 2월 태어난 앨리스는 의료진의 말대로 무어와 똑같은 증세를 보이고 있다. 무어처럼 얼굴에 광대뼈가 없어 양쪽 눈꼬리는 아래로 쳐졌고, 귀 골격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소리를 듣는 데도 문제가 있다.

물리적 어려움보다 무어 가족을 더욱 슬프게 하는 건 주변 시선이다. 사람들은 지나가다 앨리스를 쳐다보며 손가락질했고, 몇몇 아이들은 앨리스를 가리켜 괴물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무어는 “앨리스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만큼 특별한 존재다”라며 “비록 내가 어렸을 적 증후군 환자라는 이유로 큰 차별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딸이 태어나기 전부터 나 같은 환자가 아니기를 바란 건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난 우리 딸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앨리스에게 ‘네가 가장 예쁘다’는 말을 해줄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비키는 “내가 무어의 남편이자 앨리스의 엄마라는 것을 밝히면 사람들은 꽤 충격을 받곤 했다”며 “특히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말 하나하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앨리스의 미래는 낙관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딸이 무럭무럭 잘 커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비키는 “남편과 나는 딸이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 환자라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무어만 봐도 그가 얼마나 인생을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메트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
  • 송지효 '바다의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