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카트만두에 살고 있는 산토스 쿠마르 파우델(38)은 27일 세계일보와의 국제 통화에서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지진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산토스는 25일 토요일 오전(현지시각) 지인 네 명과 카트만두 동부에 위치한 교회 인근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주말이었다. 하지만 진도 7.8의 강진이 카트만두 땅을 흔든 45초 만에 ‘신들의 나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죽음의 땅’이 됐다.
산토스 일행은 1분여의 시간이 흐르고 흔들림이 잠잠해지자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들의 눈앞에는 지옥도가 펼쳐졌다. 희생자의 시신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도로는 충돌한 차량과 오토바이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퍼졌고 부상자의 비명과 가족을 찾는 생존자의 울음소리가 온 도시에 가득했다. 도시는 아비규환이었다.
규모 7.8의 강진이 휩쓸고 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27일(현지시간) 거처를 잃은 주민들이 군부대 연병장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천막 생활을 하고 있다. |
26일 중국 후난성 헌양에 위치한 난화대학에서 네팔인과 중국인 학생들이 촛불로 ‘네팔과 함께 할 것’이라는 문구를 만들고서 피해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
산토스는 “의료진과 병원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부상자 상당수가 죽음에 이르고 있다”고 절규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