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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병원 태부족… 눈앞서 죽음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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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27 19:18:54 수정 : 2015-04-27 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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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카트만두는 지금…
“카트만두에서 가장 큰 빌딩이 무너지고 호수 물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네팔 카트만두에 살고 있는 산토스 쿠마르 파우델(38)은 27일 세계일보와의 국제 통화에서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지진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산토스는 25일 토요일 오전(현지시각) 지인 네 명과 카트만두 동부에 위치한 교회 인근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주말이었다. 하지만 진도 7.8의 강진이 카트만두 땅을 흔든 45초 만에 ‘신들의 나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죽음의 땅’이 됐다.

이날 오전 11시57분쯤 갑자기 카페가 위치한 건물이 흔들리면서 카페 내 집기들이 바닥으로 쏟아지면서 창문 너머로 네팔에서 가장 큰 빌딩이 내려앉는 모습이 보였다. 산토스는 너무 놀라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인근에 위치한 호수들에서 물이 범람했고 도시의 건물이 하나 둘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카페에 있던 사람들은 첫 지진이 계속되는 45초 동안 바닥에 웅크린 채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산토스 일행은 1분여의 시간이 흐르고 흔들림이 잠잠해지자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들의 눈앞에는 지옥도가 펼쳐졌다. 희생자의 시신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도로는 충돌한 차량과 오토바이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퍼졌고 부상자의 비명과 가족을 찾는 생존자의 울음소리가 온 도시에 가득했다. 도시는 아비규환이었다.

규모 7.8의 강진이 휩쓸고 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27일(현지시간) 거처를 잃은 주민들이 군부대 연병장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천막 생활을 하고 있다.
산토스는 휴대전화를 꺼내 가족에게 전화를 하려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그는 즉시 카페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집으로 달려가 아들과 부인, 그리고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가족들은 무사했다. 생존자들은 건물 붕괴를 우려해 노숙을 하고 있다. 산토스는 건물이 없는 공터에 텐트를 친 뒤 여성과 아이들을 우선 피신시켰다. 거리의 식료품 가게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화재가 날 수 있다는 이유로 취사는 허용되지 않아 생존자들은 말린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산토스는 전했다.

26일 중국 후난성 헌양에 위치한 난화대학에서 네팔인과 중국인 학생들이 촛불로 ‘네팔과 함께 할 것’이라는 문구를 만들고서 피해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6일 오후 8시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지진으로 카트만두에 물 공급과 전기·통신이 끊어져 생존자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산토스는 “의료진과 병원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부상자 상당수가 죽음에 이르고 있다”고 절규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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