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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1억원 주면 아이 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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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02 23:28:00 수정 : 2024-05-02 23: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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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세대 몇 사람과 얘기하다가 인구감소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심각성을 증언하는 목격담과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고금리 상황에서 영끌한 20·30세대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방식을 문제 삼았다. 가계대출 규제 차원에서 아파트 구매 시 제한되는 거치 기간을 한시로 늘려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로 옮겨타기 전 ‘주거 사다리’로 활용하게끔 빌라나 다세대 주택을 주택보유 계산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요즘 애들은 전세라도 새 아파트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반론이 있었다. 하지만 “아예 결혼을 못 하는데 집이 문제냐”는 누군가의 말에 모두 입을 닫았다.

결혼하기 어려운 시대다.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다 보니 배우자감을 찾기가 어렵다. 결혼을 해봐야 어른이 되고 집을 지어봐야 인생을 아는 법이다. 짝을 찾았더라도 결혼을 준비하면서 숨이 턱 막힌다. 대출과 양가 도움이 없고서는 신혼집을 마련할 수 없다. 예단 같은 걸 생략해도 비용이 만만찮다. 고급 호텔식 예식장만 남아 있어 선택의 폭은 거의 없다. 1000만원 안팎의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대여·메이크업)는 기본이라고 한다.

고난은 끝이 없다. 결혼해 출산하면 여러 난관이 기다린다. 외신에서 주목했다는 비싼 산후조리원이야 포기하면 그만일 테다. 다행히 출산·육아휴가 제도 개선이 쏟아진다. 엊그제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로 확대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정작 직장에서 마음 놓고 휴가를 가기가 어려운데 유인책이 될까. 유치원과 학원, 학교로 이어지는 숱한 경쟁도 있는데.

586세대가 내놓은 해법은 고만고만했다. 사고방식이 전혀 다른 20·30세대 당사자가 아니니 그럴 수밖에. 결국 기성세대가 아니라 젊은이들이 토론하고 해법을 찾도록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국민권익위원회 정책소통플랫폼을 통해 신생아 1명당 1억원을 현금으로 주는 ‘부영식 출산지원’에 대해 설문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약 63%가 ‘출산의 동기 부여가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젊은층 의견도 정말 그럴까. 맞는다면 가십거리로 소비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에 시간이 별로 없다.


박희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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