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과 협약 ‘맞춤형’ 인력 양성, 평균 취업률 90% 넘어 인기 쑥쑥
내신은 대개 전과목·전학년 반영, 관심분야 우선 파악 철저 준비를
취업난 등의 여파로 ‘기술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는 ‘유턴 입학생’도 매년 1000명을 훌쩍 넘을 정도다. 정책 역시 이러한 기술 교육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일학습병행제,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유니테크, Uni-Tech) 등과 같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다 보니 아예 고등학교 때부터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마이스터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기업과 협약해 해당 기업에서 필요한 기술을 고교 과정에서 습득하고 졸업 후 해당 기업에 곧바로 취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취업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관련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지원하기에 더욱 양질의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선취업 후진학’ 정책에 따라 직장에 근무하면서 대학에서 학위를 받는 것도 용이하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의 도움을 받아 전국 마이스터고의 현황과 입학 전형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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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는 대졸 취업난과 정부의 일학습병행제 추진 등에 따라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마이스터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마이스터고의 평균 취업률은 90%를 넘어섰다.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 학생들이 지난해 독일 현지에서 국제교류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고 있다.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 제공 |
올해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대전)와 현대공업고(울산), 대구일마이스터고, 한국식품마이스터고(충남 부여) 등 4개 고교가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면서 전국의 마이스터고는 모두 41개가 됐다. 이 외에 대구달성정보고와 영천상업고(경북 영천), 서울도시과학기술고 등 3개교도 이미 마이스터고로 지정돼 내년 개교를 준비 중이다.
마이스터고는 기업과 협약하고 있다. 거제공업고의 경우 삼성중공업, 군산기계공고의 경우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과 협약해 조선 및 기계분야 산업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마이스터고 중 유일한 여고인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KT, KTds, 삼성SDS 등과 협약해 뉴미디어콘텐츠 분야의 인재를 키우고 있다. 공군교육사령부와 협약한 경남 공군항공과학고는 졸업 후 공군기술부사관 임관이 가능한 것은 물론 항공 관련 기술분야 진출도 가능하다.
마이스터고의 평균 취업률(올해 1월 기준)은 90.6%에 이른다. 올해 졸업생을 배출한 마이스터고 중 지난해 취업률이 가장 높았던 학교는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로 졸업자 80명 중 79명이 취업해 98.8%라는 취업률을 기록했다. 경북 구미전자공업고 역시 273명 중 264명이 취업해 98.1%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이 밖에 삼천포공고 97.9%, 미림여자정보과학고 96.5% 등의 순이었고, 수원하이텍고, 부산기계공고, 동아마이스터고도 취업률 95%를 모두 넘었다.
이러다 보니 경쟁률도 웬만한 대학 경쟁률 못잖다. 올해 공군항공과학고 경쟁률은 9.1대 1에 달한다. 또 대덕SW마이스터고의 경우 4.6대 1, 수도전기공업고, 광주자동화설비공고, 평택기계공고는 경쟁률 3대 1을 넘었다.
일반고를 갈 성적이 안 돼 실업계고를 선택한다는 말은 이제 옛날 얘기다. 중학교 성적이 최소 중상위권이 돼야 마이스터고에 들어갈 수 있다. 올해 마이스터고의 대략적인 평균합격선은 내신 30% 이내였다. 특히 인기가 높은 공군항공과학고의 올해 내신합격선은 남학생의 경우 상위 13.04% 이내, 여학생의 경우 상위 6.72% 이내 수준이다. 여수석유화학고는 상위 22.6%, 금오공고는 25%, 합덕제철고는 29%가 올해 합격선이었다.
졸업 후 ‘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으로 대학에 가기도 쉬운 편이다. 고교 내신보다는 5년차 이상 재직년수, 경력은 중간관리급 이상, 근무업체 규모 등이 주 합격요소로 꼽힌다. 이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2013학년도 49개교에서 2016학년도 68개교로, 서울에만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건국대 등 19개 학교가 있다.
◆학교별 선발방법 잘 파악해야
마이스터고 입시는 전국선발과 지역선발로 나뉘는데, 지난해 기준 총 41개교 5670명 중 전국단위로 선발하는 인원은 3920명(69.1%), 지역단위로만 선발하는 인원은 1750명(30.9%)이었다.
마이스터고 선발 전형에는 대부분 내신이 반영된다. 교과와 비교과(출결, 봉사, 자격증 등) 및 면접으로 선발하며, 이외 인·적성 검사나 실기 등을 추가 실시하는 학교도 있다. 특히 교과 반영비율은 41개 학교 평균 약 67.8%로 높은 편이다.
1단계 교과 반영비율 기준의 경우 전남생명과학고와 여수석유과학고, 완도수산고, 한국항만물류고, 한국경마축산고가 내신을 100% 반영한다. 이어 공군항공과학고 87.7%,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83.3%, 한국식품마이스터고가 82.6%,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가 80.0% 등의 순이다. 수도전기공업고는 가장 낮은 26.7%를 반영하는 대신 비교과 26.6%, 적성 30%, 면접 16.7% 등으로 점수를 매긴다.
내신은 국어와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기본으로 전 과목을 반영한다. 보통 1, 2, 3학년 내신을 모두 반영하지만 구미전자공업고와 금오공고, 인천해사고,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울산에너지고, 현대공업고, 울산마이스터고 등 7개교는 1학년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평균 내신 반영률을 보면 1학년 23.5%, 2학년 38.0%, 3학년 37.7% 등이나 경북기계공업고, 대구일마이스터고는 40%를 반영하는 등 차이가 있기에 전형을 반드시 참조해야 한다. 마이스터고의 원서접수는 공군항공과학고가 7∼8월, 이외 학교는 10월에 실시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관심 분야와 자신이 지원 가능한 마이스터고를 우선 파악하고 목표로 하는 학교의 전형을 미리 알아두고 준비한다면 반드시 합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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