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79승에 빛나는 우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제79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 순위를 공동 5위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첫 날 41위에 그쳤던 우즈는 둘째날 19위에 올랐다. 2라운드 69타에 이은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내 2012년 브리티시 오픈 이후 약 3년 만에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까다롭기로 소문난 ‘아멘코스’인 13번 홀에서 버디를 낚자 어퍼컷 세리머니를 연출하며 돌아온 골프 황제의 옛 모습을 재현하기도 했다.
우즈는 특히 이날 2, 3, 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기세를 올렸다. 그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초반 네 홀에서 3타를 줄인 것은 처음이다. 우즈는 4번홀(파3·240야드)에서는 티샷을 홀옆 25cm에 붙였다. 거의 홀인원이 될 뻔한 완벽한 샷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우즈는 대회 개막 1주일 전까지만 해도 마스터스 출전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월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1라운드 도중 허리 부상으로 기권했기 때문이다. 당시 우즈는 어프로치 샷 도중 수차례 뒤땅을 치는 주말골퍼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즈가 4차례나 그린재킷을 입은 마스터스를 자신의 복귀무대로 삼자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은 우즈의 컷 통과를 반반으로 봤다. 심지어 ‘톱20’ 안에 들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도박사들은 ‘톱20’ 안에 들 확률을 20대 1로 봤다. ‘어프로치 입스(yips·샷 실패 두려움에 따른 불안증세)’에 시달리던 우즈가 2개월 만에 경기력을 회복하는 것이 힘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즈는 잠적한 지난 2개월 동안 뼈를 깎는 훈련을 거듭했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는 물론, 자유시간에도 쉼 없이 연습했다”면서 명예회복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14승을 올린 우즈가 세계골프계를 쥐락펴락하던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70% 정도의 기량을 회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즈는 특유의 쇼트 게임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드라이버 샷 등 롱 게임만 회복하면 예전의 실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스피스는 버디 7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 2위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4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전날까지 중간합계 14언더파 130타를 치며 이 대회 사상 36홀 최저타 기록을 갈아치운 스피스는 개인 첫 메이저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에 올랐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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