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어두운 터널 통과” ‘15일, 366시간 16분, 12경기, 108이닝.’
프로야구 ‘제10구단’ 케이티가 ‘11전12기’ 만에 1군 무대 창단 첫 승을 거두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케이티는 1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 경기에서 6-4로 이겼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 시작한 올 시즌 개막전을 통해 프로야구 1군에 첫발을 디딘 이후 개막 11연패라는 처참한 기록을 써내려간 끝에 얻은 감격스러운 승리다. 2013년 1월17일 KBO 총회에서 케이티의 창단 승인이 떨어진 날로부터 계산하면 장장 815일 만에 나온 첫 승이다.
사실 케이티는 지난달 28일 롯데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서 창단 첫 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었다. 당시 케이티는 5회초까지 8-2로 앞섰으나 5회말 7실점하며 역전패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삼성과의 수원구장 홈 개막전에선 1-6으로 뒤지다 4회 5점을 쓸어담아 6-6 동점을 만드는 등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간담을 서늘케 했으나 결국 패배했다. 3월 성적은 3전 전패였으나 갓 1군에 진입한 케이티가 ‘형님 구단’들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다는 점에서 조만간 첫 승이 기대됐다.
그러나 들뜬 희망과 꿈을 안고 맞은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케이티는 이달 들어 9일까지 치른 8경기에서 고작 9점을 내는 데 그쳤다. 경기당 평균 1.13득점으로 어떤 에이스가 와서 던져도 이겨낼 재간이 없는 경기력이었다. 게다가 8경기에서 48점을 내주며 1군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는 사이 2013년 제9구단 NC 다이노스가 세웠던 신생구단 최다 개막 연패 기록 숫자인 ‘7’은 어느새 케이티가 만든 ‘11’로 바뀌었다.

감격의 첫 승 뒤 조범현(사진) 감독은 “어두운 터널을 길게 지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팬들의 응원이 많았는데, 첫 승리가 늦어 죄송하다”면서 “선수들과 코치들이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첫 승의 영광을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돌렸다. 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10번째 우승을 이끌며 감독으로서는 최고의 고지를 이미 밟아본 조 감독이지만 “개인적으로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이날 승리는 의미가 각별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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