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모터쇼 취지 살리겠다”
반대론자 “차량 정류장일 뿐”
업계, 접수원 활용 등 묘안 골몰 중국에서 ‘모터쇼의 꽃’으로 불리는 레이싱걸 없이 치러질 ‘2015 상하이 국제 모터쇼’를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10일 관영 차이나데일리 인터넷판과 화상보 등에 따르면 오는 22∼29일 열리는 제16회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는 레이싱걸과 어린이 입장이 금지된다. 이번 모터쇼는 전 세계 20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신차, 친환경차 등 200여종 이상의 차량도 선보이는 자동차 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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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이 심한 차림을 한 중국 레이싱걸. |
조직위는 지난해 12월31일 밤 늦게 일어난 상하이 압사사건을 거론하며 레이싱걸 없는 모터쇼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당시 새해 맞이 행사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어린 학생이나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9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노출이 심한 레이싱걸 주변으로 인파가 몰리다 보면 사고가 나기 십상인 데다 이들 대부분이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마음을 쓰다보니 모터쇼 취지가 흐려진다는 게 주최 측의 판단이다. 알몸을 노출하거나 투명한 복장을 하고 차량을 홍보하는 레이싱걸이 많은 탓에 중국 모터쇼는 ‘육체쇼’란 별칭으로 불릴 정도다.
그러나 레이싱걸 없는 모터쇼에 반대하는 이들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거나 “레이싱걸들이 무슨 죄가 있나. 활동을 일률적으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레이싱걸 옹호론자 사이에서는 “레이싱걸 없는 모터쇼는 차량 정류장일 뿐”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왔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자동차 업계에서는 레이싱걸로 활용하던 모델들을 접수도우미나 판매 컨설턴트란 이름으로 기용하는 묘안도 내고 있다고 광저우(廣州) 신식시보가 전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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