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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카이엔S 디젤' 타보니

입력 : 2015-03-23 20:23:35 수정 : 2015-03-23 22: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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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력·곡선로 안정감 탁월 스포츠카 뺨치는 SUV 실감
차에 대한 취향은 천차만별이다. 지금은 ‘딱딱한’ 독일차 열풍이 거세지만 말랑말랑한 스펀지 같은 서스펜션을 좋아하는 이도 있다. 그래도 가격이 6000만원이 넘는 차라면 운전대를 잡은 주인에게 그만큼 만족을 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포르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은 별로였다. 극찬이 끊이지 않았지만 1억원을 넘나드는 가격, 그보다 복잡한 실내 구성에서부터 질려버렸다. 그렇게 3일을 만난 마칸을 끝으로 포르쉐와의 인연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카이엔S 디젤’(사진)을 시승했다. 마칸의 형쯤으로 여겼던 카이엔의 내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눈에 익어서인지 거부감이 덜했다. 첫인상을 구겼던 마칸과 달리 초기 반응력이나 시속 100㎞/h까지의 가속능력, 차선을 넘나들 때의 안정적인 브레이킹과 곡선주로에서 지면을 꽉 잡고 달리는 듯한 그립감 등이 그대로 느껴졌다. 마칸과 너무도 다른 느낌이라서 마칸을 다시 타봐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카이엔S 디젤 역시 극찬 일색이다. “모든 차를 스포츠카로”를 외치는 포르쉐의 주력 SUV이니 당연한 반응으로도 볼 수 있다. 포르쉐와 비슷한 위치의 브랜드들이 앞다퉈 SUV 시장을 두드리는 것도 카이엔의 성공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타보기 전까지 인정하긴 힘들었다.

가장 놀란 건 의외의 연비였다. 아주 비싸거나 퍼포먼스에 치중한 차를 사는 소비자는 연비를 고려하지 않을 것 같지만 딜러들을 만나 들어보면 딴판이다. 차 값이 비싸다고 기름값이 아깝지 않은 게 아니다. 퍼포먼스가 훌륭한 고가의 SUV를 만드는 건 포르쉐로서는 당연하다. 그런데 3일간의 실연비가 11.5㎞/L인 차를 만들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뭐 그리 대단한 연비냐고 딴죽을 걸 수도 있지만, 3일간 ‘포르쉐처럼’ 탔던 경험에 비춰보면 상상하지 못할 연비다. 차 값과 경제성을 고려해 장만한 내 차보다 연비가 좋다는 데 씁쓸했고, 1억3000만원 안팎인 가격에 되뇌었다. ‘하늘에서 이 차 한 대 뚝 떨어졌으면….’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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