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그, '3500원 담배' 저렴한 가격에 품귀현상까지...싼가격엔 이유가 있다?
3500원 담배 ‘보그’의 인기가 뜨겁다.
보그는 현재 판매중인 담배 중 가장 싼 가격인 3500원에 판매되는 덕분에 보그를 피우지 않던 소비자까지 보그를 찾고 있다.
하지만 보그를 찾는 소비자는 늘어나는데 소매점주들 사이에서는 마진이 낮은 보그를 꺼리는 상황이 발생하며 ‘보그 대란’도 예상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보그가 3500원에 팔리기 시작한 15일부터 보그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편의점에서는 ‘보그 0.5mg’ 제품이 전체 담배 판매 순위 24위에서 15일에는 1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판매량도 전주 8일 대비 40%가 증가했다. 일부 편의점과 소매점에서는 보그가 없어서 못 파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담당자는 “보그가 인기 담배는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 판매량과 순위가 증가한 것은 가격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평소 애용하는 담배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흡연자들도 담뱃값 때문에 보그를 선택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보그의 종전 가격은 2300원. 1200원이 올랐지만 국산 담배가 2500원에서 4500으로 오른 것에 비하면 가격 상승폭이 적다.
BAT 코리아 가이 멜드럼 사장은 3000원대 가격을 책정한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는 수퍼슬림 담배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보그 시리즈를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소매점 담배 진열장에서 보그 제품이 동나는 품귀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소매점주들이 보그 판매를 꺼리는 상황까지 더해지며 보그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에서는 보그를 판매하는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코리아가 머지않아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보그 담배를 미리 사두려는 소비자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BAT코리아는 보그 담배를 손해를 감수하며 팔고 있다. 담배 한 갑당 세금만 3318원이며 여기에 소매점주 마진인 250원을 더하면 BAT코리아가 보그 한 갑에 소비하는 돈은 판매금액보다 적은 3568원이다.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다. 보그 담배의 점유율이 상승하면 가격을 다시 4000원대로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언제까지 담배 제조사가 손해를 떠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점유율 상승 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팀 김은혜 기자 ke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