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제작한 임금의 도장인 어보(御寶)가 찍힌 고문헌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2일부터 3월 30일까지 약 3개월 동안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옛 문서와 책에서 만나본 어보’ 전시회(사진)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왕과 왕실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어보를 통해 조선시대 왕실문화를 살펴보고자 기획했다. 교지(敎旨), 옥책문(玉冊文), 내사본(內賜本)에서 왕, 왕비, 왕세자의 어보가 찍힌 고문헌 25종 58책(점)을 선보인다.
어보는 왕위계승, 권력이양, 책봉(冊封), 존숭(尊崇)·추숭(追崇), 외교문서, 서적 반사(頒賜) 등 여러 용도로 쓰였다. 국새(國璽)나 옥새(玉璽) 같은 다른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왕비, 왕세자를 책봉할 때 ‘왕비지보(王妃之寶)’, ‘왕세자인(王世子印)’, ‘왕세자빈지인(王世子妃之印)’ 등을 새기거나 행적을 기리는 호칭인 시호(諡號), 칭송의 호칭인 존호(尊號) 등을 올릴 때 그 내용을 새겨 의례용으로 제작했다.
또 국왕문서와 서적 반사(頒賜) 등 행정적인 용도로 ‘시명지보(施命之寶)’, ‘선사지기(宣賜之記)’, ‘규장지보(奎章之寶)’ 등 실무용 어보를 만들어 사용했다. 특히 대한제국기에 스스로 황제를 선언한 고종은 자주독립국가를 선포하면서 ‘대한국새(大韓國璽)’, ‘황제지보(皇帝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 등을 새로 제작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조선시대 국왕의 인장인 어보가 찍혀져 있는 고문서, 고서를 통해 국왕들의 다양한 인장을 살펴보고 왕실문화를 조명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전시 목록 등 구체적인 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www.nl.go.kr/nl/antique/list.jsp)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590-0504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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