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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난징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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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14 22:28:18 수정 : 2014-12-14 22: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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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내 사살했으며 소녀들을 강간했다. 술에 취한 일본 군인들은 제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으면 무엇이든, 누구든 찔러 죽였다. 총검으로 멋대로 중국인에게 창상을 입히는 것을 유흥거리로 삼기도 했다.”

‘중국판 쉰들러’로 불리는 독일인 존 라베의 ‘존 라베, 난징의 굿맨’이란 책에 나오는 증언이다. 1937년 12월 중국 난징에서는 30만명의 중국인이 목숨을 잃고, 8만여명의 여성이 강간당했다. 제국주의적 팽창욕에 사로잡힌 일본이 중국을 유린한 난징대학살이었다.

군국주의 일본이 난징에서 저지른 만행은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했다. 차마 인두겁을 쓰고는 할 수 없는 참혹한 짓을 서슴없이 저질렀다. 중국인들의 목을 베는 경쟁을 하거나 사람들을 가축처럼 묶어 총검 훈련의 대상으로 삼았다. 민간인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하기까지 했다. 일본군 헌병으로 근무했던 나가토미 히로미치는 당시의 참상을 생생히 증언했다. ‘600명으로 구성된 시체 매장부대가 시신 5000구를 매장했다’는 내용이 담긴 일본 문서가 공개된 적도 있다.

그제는 중국이 처음 제정한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이었다. 77년 전 난징대학살이 시작된 날(12월 13일)을 국가추모일로 정한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난징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역사의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범죄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라고도 했다. 그의 어조는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침략의 과거사를 부인하는 아베 신조 정권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극우세력은 난징대학살 자체를 부인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논리의 연장이다. 오죽했으면 일본의 4개 역사학 관련 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려는 아베 정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을까.

일본 정부가 인륜에 반하는 전쟁 범죄를 부인하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깊은 늪에 빠지게 된다. 이웃을 잃고 국제사회에서 조롱거리가 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말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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