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나이 차가 꽤 많은 연하의 신부와 결혼하게 되면 “능력있네”라는 축하메시지와 함께 “도둑놈”이라는 말을 동시에 듣는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영어에도 ‘cradle robber(snatcher)’라는 말이 있다.
cradle(크레이들)은 ‘아기 요람’ 또는 ‘아기 침대’라는 뜻이며 아기 요람에 태워야 할 정도로 어린 사람을 훔쳐 데려가는 ‘도둑놈(robber)’이라는 의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너무 젊고 예쁜 배우자를 맞이하는 것은 주변의 축하와 더불어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반대로 젊고 예쁜 여성이 진정한 사랑보다는 돈이나 물질을 목적으로 나이가 많은 남자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영어로는 ‘gold digger’(금 또는 금맥을 캐는 사람)라고 표현한다. 돈 많고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한 젊고 섹시한 여성을 일컬어 trophy wife라고도 한다.
‘트로피 와이프’는 1989년 미 포천지 커버스토리에 등장한 이후 시사용어 사전에 오른 단어다. 수상 기념으로 받은 트로피를 집 거실에 멋지게 전시하듯 젊고 예쁜 와이프를 남들에게 과시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트로피 와이프와 살더라도 때로는 권태기가 찾아 오기도 하는데 이를 영어로 ‘seven year itch’(7년 만에 찾아온 가려움증)로 표현한다.
결혼은 본인들뿐만 아니라 가족끼리의 결합을 의미한다.
‘tie the knot’(매듭을 묶다=결혼하다)이라는 표현의 유래를 알아보자. ‘knot-매듭’은 세계 여러 나라 결혼식에서 흔히 사용되는 상징적인 물건이다. 인도에서는 결혼식 때 신랑이 신부의 목에 리본 모양으로 매듭을 묶어주며, 고대 로마에서는 신부가 매듭으로 묶어진 허리띠나 벨트를 찼다고 한다.
이는 ‘knot’이 지속되는 단일체 또는 깨어질 수 없는 맹세, 서약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연을 맺다’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자기가 원하는 이상형(Ideal type, Mr Right. Miss Right)에게 청혼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깜짝 이벤트를 열어 “결혼해 달라”고 프러포즈를 한다. 상대는 전혀 예상치 못한 ‘기습공격’이라 놀랍고 당황스러워하면서도 기쁘게 이를 수용한다.
영어표현도 결혼하자는 제안을 ‘뜻밖의 불쑥 튀어나온 질문(pop the question=프러포즈)’이라고 한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할 때마다 나타나는 팝업(pop-up)창을 연상하면 더욱 쉽게 외워질 것이다.
이운정 리포터 lw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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