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서태지 “한물간 가수가 들려드립니다”

5년 만에 무대 선 ‘문화대통령’

“잘 살아가고 있었나요?”

‘문화대통령’ 서태지가 5년 만에 돌아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18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2만5000여명의 팬이 모인 가운데 컴백 공연 ‘크리스말로윈’을 열며 가요계로 돌아온 것. 

아이유와 듀엣무대 5년 만에 컴백한 서태지(오른쪽)가 아이유와 함께 9집 선공개곡 ‘소격동’을 부르고 있다.
서태지컴퍼니 제공

서태지의 컴백을 손꼽아온 팬들은 공연 시작을 한참 앞둔 시간부터 공연장에 모여 그의 히트곡을 함께 따라부르며 기다림의 시간을 즐겼다. 이번 서태지 공연의 콘셉트인 핼러윈을 연상케 하는 마녀, 좀비 분장을 한 젊은이들부터 30∼40대에 접어든 서태지 세대까지 다양한 팬들이 함께했다. 어느새 부모가 된 서태지 세대의 나이를 증명하듯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족단위로 공연장을 찾은 팬들도 눈에 띄었다.

첫 곡 ‘모아이’에 이어 아이유와 함께 한 새 앨범의 선공개곡 ‘소격동’과 새 앨범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의 무대가 펼쳐지면서 분위기는 점차 고조됐다.

서태지는 “5년 만에 제가 여러분 앞에 섰다. 한자리에 모인 여러분을 보니까 너무 좋다”면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시간 정말 빠르더라. 5년도 굉장히 빨리 지난 것 같고, 우리 인생도 빨리 지난 것 같다”면서 팬들에게 “잘 살아가고 있었느냐”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어 서태지의 현재를 보여주는 9집 수록곡과 추억을 상징하는 과거 히트곡을 모두 아우르는 공연이 이어졌다. ‘나인티스 아이콘’을 소개할 때는 “우리의 별이었던 스타들과 함께 여러분의 인생도 같이 저물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물간 별 볼 일 없는 가수가 들려드립니다”라며 함께 나이 들어가는 팬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히트곡 ‘컴백홈’, ‘교실이데아’, ‘하여가’가 연속된 무대 막바지. 래퍼 스윙스, 바스코와 함께 한 서태지는 열정적 무대매너로 열광하는 팬들과 함께 무대를 즐겼다.

서필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