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암 팔경은 정선군 화암면 화암리와 몰운리 일대 여덟 곳의 명승지를 묶어서 이르는 말이다. 1경이 바로 화암약수이며, 거북바위·용마소·화암동굴·화표주·소금강·몰운대·광대곡이 그 뒤를 잇는다. 풍광의 우열을 가려 번호를 매긴 것은 아니고, 정선읍 쪽에서 몰운리 방향으로 424번 국도를 타면 이 순서대로 8경을 만나게 된다.
옛 사람들은 자연경관이나 운치가 빼어난 지역에서 여덟 군데의 명승을 꼽아 ‘팔경’이라고 부르곤 했다. 팔경을 가리는 운치는 중국 산수화의 화제(畵題)인 ‘소상팔경’에서 유래했다. 소상팔경이 만들어 낸 중국 후난(湖南)성 둥팅(洞庭)호 일대의 풍광이 그리 아름다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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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의 화암 팔경 중 6경인 소금강은 금강산 만물상을 연상시키는 기암절벽이 펼쳐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절벽과 바위 사이 나무들이 붉게 물들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낼 것이다. |
화암 팔경 중에서도 빼어난 경관으로는 6경 소금강과 7경 몰운대를 꼽는다. 소금강은 화암1리에서 몰운1리에 이르는 4㎞ 구간의 협곡을 일컫는다. 어천이라는 물줄기 양옆으로 금강산 만물상을 연상시키는 기암절벽이 펼쳐진다고 해서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가을철 소금강은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협곡을 둘러싼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들면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빚어낸다. 소금강에는 지난 주말 단풍이 들기 시작했으니, 이번 주말이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채색이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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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경인 몰운대의 수직 절벽. |
1910년쯤에 발견돼 알싸한 물맛으로 유명해진 화암약수와 그 앞의 거북바위, 화려한 석순과 석주를 뽐내는 화암동굴, 거대한 바위 위에 우뚝 솟은 돌기둥인 화표주, 맑고 푸른 물이 흐르는 용마소, 원시비경을 간직한 그윽한 계곡인 광대곡도 제각기 특색 있는 경관과 풍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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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관광의 별로 선정된 정선오일장. |
정선읍내에서 멀지 않은 병방치에서는 하늘을 날고 하늘을 걷는 스릴 만점의 이색 레포츠를 경험할 수 있다. 병방치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굽이치는 동강과 한반도 지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정선 최고의 전망 포인트. 2년 전 이곳에 스카이워크와 지프와이어가 설치됐다. 스카이워크는 투명한 유리 바닥에 서서 절벽을 내려다보는 돌출 전망대이며, 지프와이어는 착륙장과의 표고차가 325m가 넘는 탑승장에서 한반도 지형을 향해 최고 시속 120㎞로 내려가게 된다.
정선=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33)=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영동고속도로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제천 나들목에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 정선 방향으로 향하면 된다. 정선의 숙소로는 여러 편의시설을 갖춘 ‘하이원리조트’(1588-7789)가 첫손에 꼽힌다. 민둥산과 화암 팔경에서도 가깝다. 하이원리조트는 가을 여행을 즐기려는 가족단위 투숙객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3대가 함께 투숙하면 객실 등급을 업그레이드해준다. 하이원 리조트 인근에도 소규모 호텔과 모텔이 즐비하다. 정선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은 곤드레밥이다. 정선읍내의 ‘동박골’(563-2211)이 널리 알려져 있다. 황기족발과 콧등치기국수를 내는 ‘동광식당’(563-0437)도 손꼽히는 맛집이다. 사북읍 ‘혜원가든’(592-6633)은 깔끔한 고깃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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