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ystone of the Pacific(오키나와는 태평양의 중심)!”
지난 2일 일본 도쿄에서 서남쪽으로 약 1500㎞ 떨어진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를 찾았을 때다. 주일미군의 한 관계자는 오키나와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제주도 면적(1848㎢)의 65%에 불과한 오키나와 본섬(1206㎢). 이곳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군기지에는 주일미군의 절반가량이 주둔해 있다. 유사시 1∼2시간 내에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등의 핵심 거점도시에 공군 전력을 투입할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 때문이다. 이곳에서 출격한 F-15 전투기는 대만까지 1시간, 서울이나 베이징은 2시간이면 도달이 가능하다. 주일미군 관계자는 “미군의 태평양 전력 전체를 지탱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는 핵심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오키나와섬 한가운데 자리 잡은 가데나 공군기지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445㎢에 이르는 기지 면적은 한국의 오산·군산 미 공군기지와 일본 미사와·요코다 미 공군기지를 다 채워도 남을 정도다. 기지에는 F-15 전투기를 비롯해 E-3 지휘기, KC-135 공중급유기, RC-135 전략정찰기 등 100대가 넘는 항공기가 배치돼 있다. 주일미군과 유관기관 직원, 가족을 포함해 2만3000여명의 인원이 상주하며, 연간 2억3000만달러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기지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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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 전진배치된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미 국방부는 2012년 7월 비행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F-22의 가데나 기지 배치를 승인했다. 미 공군 제공 |
미·일동맹을 다른 동맹들에 비해 더 우위에 두지 않는다는 미국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과 일본이 전후 최대로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을 가데나 기지는 대변하고 있었다.
오키나와=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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