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노예냐"…AG 보상금 못 받는 경찰들 '부글부글'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조직위원회가 대회에 동원된 국가·지방공무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보상금 지급 대상에서 경찰만 제외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경찰들은 "우리는 국가적 행사 때마다 아무런 보상도 못 받고 일만 하는 노예"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4일 AG 현장에 투입된 경찰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조직위는 대회 기간 현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1일 기준 3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모두 보상금을 받는 대상이다.

다만 경기장에서 근무한 자만 보상금 지급 대상이며 경기장 외곽에서 근무한 경우 보상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직위는 공무원들이 AG 성공 개최를 위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것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보상금을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보상금 지급 대상에서 유일하게 경찰만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같은 국가공무원인 해양경찰은 물론 지방공무원인 소방공무원, 경찰보다 업무 강도가 훨씬 낮은 시·구청 행정공무원까지 거의 모든 공무원들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경찰만 한 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경찰청이 별도의 보상금 성격의 예산을 정부로부터 이미 받은 상황이라 조직위가 경찰에 보상금을 지급하면 보상금이 이중 지급하는 현상이 된다는 이유를 들어 보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AG의 안전을 위해 온갖 고생을 해온 경찰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선의 한 경찰관은 "소방관과 시·구청 직원 등 지방공무원 뿐 아니라 경찰과 같은 국가공무원인 해경도 보상금을 받는다는데 왜 경찰은 한 푼의 보상금도 받을 수 없는 것이냐"며 "경찰은 항상 이런 국가적인 행사에서 노예가 되는 것 같다"고 분노했다.

조직위가 직원 수가 많은 경찰에 보상금을 주는 게 부담스러워서 '이중 지급'이라는 핑계를 대며 경찰을 보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조직위가 보상금 예산이라고 주장하는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예산은 AG 대비 안전 활동 관련 예산이지 보상금이 아니다"라며 "하루 평균 수천명이 동원되는 경찰에 보상금을 주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경찰을 대상에서 제외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