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연금학회 주최의 공무원연금 개선 토론회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공무원노조원 500여명이 토론회장에 난입해 ‘연금개혁 해체’,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웠다. 노조원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회의장 앞쪽 좌석을 모두 차지하고 구호를 복창했으며 일부 노조원은 욕설을 하고 호루라기를 불기도 했다. 학회 소속 사회자와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 이한구 당 경제혁신특위위원장 등은 토론회를 진행해보려 했으나 소음과 반발이 너무 심해 포기하고 20분여 만에 퇴장했다. 결국 토론회는 오전 10시27분 취소됐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공무원노조의 의도적 방해로 무산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노조원들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무원연금 개혁 정책토론회에서 ‘연금개혁 해체’,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저지로 토론회는 무산됐다. 남제현 기자 |
이러한 이익단체들의 ‘실력행사’를 두고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충분한 토론과 합의 대신, 자신의 이익만을 관철하려는 행동이 그대로 나온다는 것이다.
전농 회원들의 난입 당시 김 대표는 폭력과 떼쓰기식 무력시위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경쟁에 노출되어 있으니 지금 이익이 최고가 되고 있다”며 “이익에 매몰되면서 공공선을 등한시하는 것이 만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단체 간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정치권의 능력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환 한국노총 공무원연금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당사자를 배제한 채 제3자들이 밀실에서 ‘감 내놔라, 대추 내놔라’ 하는 것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정당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니 정부와 이익단체가 바로 충돌하고 있다. 완충장치가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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