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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집단행동…난장판 된 공무원연금 공청회

입력 : 2014-09-22 19:16:51 수정 : 2014-09-23 07: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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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전에 야유·욕설…결국 무산 민의의 전당이 토론 대신 격한 말다툼과 거센 항의로 얼룩지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 여당이 추진하는 핵심 사안에 불이익을 우려한 이익단체들이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의원 간 논의가 번번이 중단된다. 이익단체들의 이기적 행위와 정부·여당의 정치력 부족이 툭하면 일어나는 난장판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2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연금학회 주최의 공무원연금 개선 토론회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공무원노조원 500여명이 토론회장에 난입해 ‘연금개혁 해체’,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웠다. 노조원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회의장 앞쪽 좌석을 모두 차지하고 구호를 복창했으며 일부 노조원은 욕설을 하고 호루라기를 불기도 했다. 학회 소속 사회자와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 이한구 당 경제혁신특위위원장 등은 토론회를 진행해보려 했으나 소음과 반발이 너무 심해 포기하고 20분여 만에 퇴장했다. 결국 토론회는 오전 10시27분 취소됐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공무원노조의 의도적 방해로 무산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노조원들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무원연금 개혁 정책토론회에서 ‘연금개혁 해체’,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저지로 토론회는 무산됐다.
남제현 기자
국회 내 회의가 이익단체의 집단 행동으로 파행된 것은 일주일 전에도 있었다. 지난 18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과 정부의 쌀 개방 관련 당정협의 중 전국농민총연맹(전농) 소속 회원들이 개방 중단 등을 요구하며 무단으로 들어와 계란과 고춧가루를 던지고 식탁을 뒤엎는 소동을 벌였다. 협의에 참석했던 김무성 대표와 전농 회원들은 말싸움을 벌였고, 회원들은 국회 방호원에 의해 끌려나갔다. 지방의회에서도 토론 대신 계란을 던지는 일이 최근 일어났다. 지난 16일 오후 김성일 창원시의원은 시의회 도중 안상수 창원시장을 향해 2개의 계란을 던지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안 시장이 상의 없이 프로야구장 신축부지를 진해에서 마산으로 변경했다는 이유가 계란 투척의 이유였다.

이러한 이익단체들의 ‘실력행사’를 두고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충분한 토론과 합의 대신, 자신의 이익만을 관철하려는 행동이 그대로 나온다는 것이다.

전농 회원들의 난입 당시 김 대표는 폭력과 떼쓰기식 무력시위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경쟁에 노출되어 있으니 지금 이익이 최고가 되고 있다”며 “이익에 매몰되면서 공공선을 등한시하는 것이 만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단체 간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정치권의 능력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환 한국노총 공무원연금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당사자를 배제한 채 제3자들이 밀실에서 ‘감 내놔라, 대추 내놔라’ 하는 것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정당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니 정부와 이익단체가 바로 충돌하고 있다. 완충장치가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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