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담정도 달라 일괄적용 무리” 지적 군 검찰이 28사단 윤모 일병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선임병들에 대해 살인죄 적용을 검토 중인 가운데 범행에 가담한 병사 4명 모두 살인죄로 법정에 서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해자 모두 구타와 가혹행위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공동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가담 정도가 다른데도 동일한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무리라는 지적이다.
10일 국방부에 따르면 사건을 28사단에서 이관받은 3군사령부 검찰부는 가해자들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할지 공소장 변경 여부를 곧 결정할 방침이다. 애초 국방부 검찰단은 “가해자들이 윤 일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살리려는 노력을 했고, 폭행 시 위험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급소도 때리지 않았다”며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군 검찰단은 윤 일병이 사망한 직접적인 원인이 폭행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면서 법리 변경 검토에 들어갔다.
살인 혐의가 인정되려면 ‘윤 일병을 죽여야겠다’ 또는 ‘죽어도 상관없다’ 등의 살인 의도, 즉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따라 범행 직후 가해자들의 발언이나 심리 상태 또한 살인의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모(21) 상병은 윤 일병이 병원에 입원한 뒤 최초 신고자인 동료 병사에게 “윤 일병이 안 깨어났으면 좋겠다.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지 상병은 “이 발언은 이 병장의 말을 옮긴 것이며, 이 병장의 협박이 무서워 동료 병사에게 대신 신고해 달라는 의미로 범행을 자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범인 이모(26) 병장은 다른 가해자들에게 “(윤 일병이) 뇌사상태가 이어져 말을 못하게 되면 가슴에 든 멍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다 생긴 것이라고 말을 맞추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가해자들의 폭행 정도가 달라 모든 병사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모(21) 상병은 오후 4시20분부터 4시32분까지 이 병장과 함께 윤 일병의 배 부위를 10회 차는 등 19대를 폭행한 혐의다. 지 상병은 이 병장의 지시로 오후 4시27분쯤 윤 일병의 복부를 발로 9∼12회 걷어찼고, 하모(22) 병장은 오후 4시11분쯤 손바닥으로 머리를 2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들은 진술에서 “이 병장의 주도하에 폭행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상병은 “이 병장이 윤 일병이 쓰러졌는데도 재차 때리려고 해 ‘형 그만해’라고 말하고 막아섰다”고 말했다.
군 검찰관 출신 김상호 변호사는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다른 4명 모두에게 똑같이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행위 당시의 의사를 입증할 만한 정황 증거를 통해 살인 의도를 충분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선·김유나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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