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 이적 등 원인… 2연패 빨간불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의 리그 2연패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4월 26일부터 리그 선두를 달리던 포항은 3일 수원 삼성에 1-4로 완패해 100일 가까이 지켜온 1위를 전북 현대에 넘겨줬다.
주전 골키퍼 신화용이 출전정지 징계로 빠진 채 경기를 치른 포항은 2010년 9월 1일 FC서울과의 경기 이후 약 3년 11개월 만에 K리그 경기에서 4골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실점도 문제지만 포항이 자랑하던 공격력이 무뎌진 모습이었다.
월드컵 휴식기 이전 12경기에서 포항은 K리그 클래식 팀 중 가장 많은 26골을 터뜨렸지만 월드컵이 끝난 후 치른 6경기에서는 5득점에 불과해 경기당 한 골을 채 넣지 못했다.
문제는 ‘에이스’ 이명주의 중동 리그 이적 등 인적 자원 부족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한 명도 영입하지 못한 채 8월 한 달 동안 7경기를 치러야 하는 포항 입장에서는 ‘잔인한 8월’이 예상된다.
올 시즌 시작 전에도 포항은 새로운 선수 영입없이 신인 선수들만 충원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난 베테랑 공격 자원들을 보충하지 않았다. 시즌 중반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임대로 데려온 강수일이 유일하게 다른 팀에서 들어온 선수다.
그럼에도 포항은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10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작성한 이명주와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인 김승대가 선두 질주를 견인했다.
하지만 월드컵 휴식기에 에이스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아인으로 이적해 버렸다. 팀 내 에이스가 빠졌지만 포항의 새 선수 영입은 없었다. FC서울 공격수 김현성을 임대 영입할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9월 열리는 아시안 게임에도 김승대, 문창진 등 젊은 선수들이 차출될 가능성이 높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태수, 고무열 등이 부상으로 아직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황선홍 감독은 “8월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중요하다”며 “어린 선수들이 힘을 내 발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리그와 FA컵을 제패하며 ‘더블’을 달성했던 포항이 이번에도 ‘잔인한 8월’을 무사히 넘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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