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현안보고를 통해 이성한 경찰청장과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등으로부터 유병언 변사체 발견과 관련된 보고를 들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은 "(경찰은) 유병언이라고 알 수 있는 단서들이 많이 있음에도 놓쳤다"며 "죽음을 당할 당시 상황을 밝혀야 한다. 행적을 면밀하게 조사해서 언제 죽은건지 날짜를 추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영석 의원도 "유병언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은 때였는데 변사체가 유병언임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을 과연 누가 납득하겠냐"며 "국민들이 (경찰을) 불신하는 이유는 너무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럴 수가 있냐"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도 "이 청장은 유병언의 치아 진료 기록 있냐고 했는데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주치의를 탐문해서 치아대조까지 마쳤는데 뭐하는 것이냐"며 "순천경찰서에서 당시 발견된 지팡이, 천가방 등에 대해 순천지검에 '없음'이라고 보고했다. 이게 뭐냐"고 따졌다.
야당 의원들은 이성한 경찰청장 등의 사퇴도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노웅래 의원은 "신체 특징 중에 키가 기본인데, 수배 전단에는 165cm에서 160cm로 바뀌었다. 기초적인 수사 자체가 안 된 것"이라며 "전단지 하나로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경찰이라면 실무 책임자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 확실하게 책임져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강창일 의원도 "전국민이 흥분하고 울면서 (유병언 수사를) 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유병언임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하느냐. 말이 되느냐"며 "이 청장은 유병언임을 의심하지 못한 이유를 대며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세가 안 됐다. 당장 사표를 내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주승용 의원도 "스쿠알렌 등이 발견됐으면 누가 보더라도 유병언이라고 연관시킬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이게 맞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왜 순천경찰서장 등은 직위 해제하면서 경찰청장, 검찰총장은 직위해제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날 현안보고에서는 최근 인터넷에서 떠도는 각종 유언비어 확산을 경계하며 유병언 전 회장의 변사체가 확실하다는 것을 밝혀달라는 요구도 빗발쳤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인터넷에 관련 유언비어가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며 "그나마 남아있는 공권력을 지키려면 이 사람이 유병언이 맞다고 확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도 "'유병언 죽은 것 맞아?'가 유행어라고 한다. 못 믿겠다는 것이다. 조작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의혹 해소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 이성한 경찰청장이 유 전 회장의 변사체가 발견된 다음 날인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을 만나 보고를 한 것을 놓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새정치연합 임수경 의원은 "경찰청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보고하는게 아니라 안행부 장관에게 먼저 보고해야 한다"며 "경찰청장은 일부러 보고하러 갔다고 하지만 정무수석과 면담을 핑계로 비서실장 호출을 받은 것이라고 추정된다. 직무 체계를 뛰어넘었다"고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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