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강원 고성군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육군 중앙수사단은 15일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육군 중앙수사단의 발표에 따르면 피의자 임 병장은 사전에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일부 소초원들은 이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치밀하게 행동한 임 병장
피의자인 임 병장은 사건 당일 오후 12시 경계근무 후 오후 8시쯤 복귀를 위해 삼거리에 동료 7명과 함께 집결하였다가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며 근무장소 갔다가 되돌아왔다.
임 병장은 동료들이 모여 있는 그늘막 뒤편에서 은밀히 수류탄의 포장을 뜯고 안전핀을 제거한 후 수류탄을 투척한 뒤 자신은 언덕 아래로 피신했다.
이후 실탄을 장전하여 파편상을 입은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 10여발을 단발 사격했다.
이 과정에서 심한 파편상을 입고 피신하던 김 하사는 소로길 초입 부근에서 피격돼 현장에서 사망했다.
임 병장은 나머지 소대원들을 살해하기 위해 소로길을 따라 소초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김 병장을 발견하고 사격하려 했으나 실탄이 다 소모되어 두 번째 탄창으로 교체했다. 교체 직후 창고 부근에서 생활관으로 피신 중인 소대원들에게 사격해 2명이 사망했다.
임 병장은 동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생활관 뒤편으로 이동하다 땅위에 떨어진 공포탄 1발을 발견하고 ‘동료들이 대응사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동한 뒤 임 병장은 우측 출입문을 통해 생활관 복도로 진입해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던 동료들에게 실탄 2발을 발사해 진 상병이 사망하고 김 병장은 부상을 입었다.
이후 실탄 장전이 안 되자 밖으로 나와 세 번째 탄창으로 교체한 후 생활관 뒤편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오던 문 하사에게 사격, 대퇴부 관통상을 입히고 총기 안전검사대 방향으로 이동해 반대편에 보이는 인원에게 1발을 조준사격 했다.
다시 우측 출입문으로 이동하여 들어가려는 순간 왼편에 인기척을 느끼고 1발을 발사한 후 생활관 안으로 진입하여 복도를 통과하던 중 2생활관 출입문 창문을 통해 동료와 눈이 마주치자 생활관 안쪽으로 사격했다.
복도를 통과하여 생활관을 빠져나온 임 병장은 최초 사건지점인 삼거리 방향으로 도주하던 중 임 하사로부터 사격을 받자 이를 피해 오른쪽 소로길을 따라 이동했다.
도중에 삼거리 인근에서 파편상을 입은 최 일병이 “임 병장 여기 있습니다”라고 소리치는 방향을 향해 1발을 발사하여 살해하고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한 5명의 부검결과는 ‘총상에 의한 과다출혈’ 이었다.
▲ 상황근무 대기 없이 자다가 현장이탈한 소초장
사건발생 직전 해당 소초의 소초장(중위)은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초장은 오후 8시까지 상황대기 근무를 해야 했으나 오후 7시30 소초장실에 들어가 책을 읽다 잠이 들었다.
오후 8시10경 상황병으로부터 “포탄 소리가 나고, 병사들이 다쳤다”는 보고를 받고 ‘적 포탄 상황’으로 인식해 소초원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다.
이후 파편상을 입은 김 병장으로부터 “임 병장이 수류탄을 터트리고 총을 쏜다”는 말을 듣고 이를 제압하고자 김 병장의 소총과 실탄을 들고 나갔다가 임 병장의 총격을 받고 삼거리 방향으로 피신했다.
소초장은 삼거리에서 부상당한 최 일병과 신 이병을 응급처치한 후 부상 당한 김 일병에게 “인접소초에 가서 지원병을 요청하라”고 하였으나 김 일병은 “다리부상으로 걸을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소초장은 오후 8시20분 “지원을 요청한다”는 이유로 현장을 이탈하여 인접소초로 이동했다.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은 “소초장은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현장에서 부하들과 함께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반조치를 해야 하는데 그 지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과오가 인정되어 현재 구속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장 대응과 응급조치를 했던 임 하사는 삼거리에서 수류탄 파편상을 입고 언덕 아래로 피신했다.
삼거리로 온 소초장을 만난 임 하사는 “임 병장을 사살하겠습니다” 라고 보고하고 소로길을 따라 소초 생활관으로 이동했다. 이때 맞은편에서 임 병장과 조우해 2발을 사격하고 어둠속에서 피의자를 찾던 중 삼거리에서 최 일병이 “임 병장 여기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소리와 총성을 듣고 이동했다.
이후 생활관에 도착한 임 하사는 간이탄약고와 총기함에 사격을 가해 개방하여 소초원들을 무장시키고 경계병을 배치했다. 이어 생활관 내에 있는 부상자들을 응급처치 한 후 밖에 쓰러져 있던 문 하사를 실내로 옮겨 지혈 하는 등 6명의 부상자를 치료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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