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도심 공원서 도시락 먹는 경찰들 '작전중?'…"소통중!"

입력 : 2014-07-13 16:38:07 수정 : 2014-07-13 16:38:07

인쇄 메일 url 공유 - +

무슨 경찰들이 이렇게 모여있어?"

8일 낮 12시쯤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

근처를 지나던 한 청년이 공원에 모여 인사를 나누던 10여명의 경찰을 보고 인상을 쓴 채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짧은 머리, 건장한 체격의 20대로 보이는 청년은 경찰들이 무리지어 있는 곳을 옆 눈길로 힐끔거리며 불안한 발걸음으로 공원에서 멀어져갔다.

"무슨 사건이 난 줄 알았네요"

근처를 지나던 회사원 김모(41)씨도 경찰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수가 정복을 한 채 모여있는 모습을 일반 시민 입장에서 보는 일이 흔치는 않으니까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긴장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 우려와 달리 경찰들이 이날 공원에 모인 이유는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경찰들이 서로 인사를 나눈 뒤 '은밀하게' 꺼낸 건 수갑도, 권총도 아닌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이었다.

영등포경찰서 민경천 생활안전과장을 포함해 관내 중앙·여의도·문래지구대, 당산·양평파출소 직원 등 총 13명이 이날 문래근린공원에 모인 이유는 이번으로 10번째를 맞는 '도시락 간담회'를 위해서였다.

도시락 간담회는 관내 지구대·파출소 관리를 담당하는 생활안전과장과 관내 직원이 실제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영등포서 생안과장 등이 '소통'을 위해 만든 창구다.

허광암 영등포서 생안과 경위는 "같이 밥 한끼 먹으면서 직원들과 일상적인 이야기도 하고 업무상 애로사항도 있으면 듣고 개선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과장님과 협의 하에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내 경찰서 중 일선 지구대·파출소 직원과 생안과장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제도는 '도시락 간담회'가 유일하다"며 "이런 노력을 통한 직원 내부 만족도와 문제점 등 개선이 영등포서가 올 상반기 서울청이 실시한 112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업무상 어려운 점 등을 묻던 민 과장과 직원들의 대화는 1시간 남짓 이어졌다. 허광암 경위는 옆에서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꼼꼼히 적었다.

민 과장은 "오늘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서 문제 해결에 적합한 경찰서 내 각 과와 협의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민 과장과 참가자들과 함께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순찰했다.

이 모습을 본 고등학생 최승호(17)군은 "솔직히 잘못한 게 없는데도 경찰을 보면 괜히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경찰 아저씨들이 공원을 순찰하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다"고 말했다.

문래지구대 대장 박창해 경감과 함께 걸으며 시민들의 이런 생각에 대해 물었다.

"시민들이 우리를 보면 두려워하기 보다 안심이 된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할텐데요... 일제시절 엄마가 우는 아이를 달랠 때 '울면 순사가 잡아간다'고 말을 하는 등 '경찰은 무서운 사람'이라는 선입견은 그 때부터 생긴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도 순찰하다 보면 어떤 어머니들은 '우리 애 좀 잡아가세요'라고 아이들을 겁을 주기도 하니..."

물음에 답하던 박 경감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좋지 않은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우리 경찰들도 순찰할 때라든지 웃으며 시민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넨다든지... 앞으로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겠죠.

<뉴스1>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