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KBS사태 진정국면 지배구조 개혁 급부상

입력 : 2014-06-06 00:38:21 수정 : 2014-06-06 00:38:21

인쇄 메일 url 공유 - +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 가결… ‘국민의 방송’ 새로 태어나나 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가결하면서 보도통제 논란으로 촉발된 KBS 사태도 진정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정치권과 방송계 안팎에선 이번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를 비교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KBS 사태는 김 국장이 지난달 9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길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아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했다”고 폭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후 김 전 국장은 KBS 기자협회 총회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와 보도 관련 요구를 했는가 하면 길 사장도 특정 뉴스를 빼거나 축소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수없이 했다고 밝히고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KBS 기자협회는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돌입했고 양대 노조는 길 사장 출근저지 투쟁과 함께 투표를 거쳐 총파업에 들어갔다. 길 사장은 잇달아 터져나오는 외압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고 노조의 파업에 대해선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강경하게 맞섰다. 그는 사내담화를 통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차 분명히 했다.

노사가 타협의 여지없이 강경하게 맞섬에 따라 장기화되는 듯했던 KBS사태는 이사회의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로 출구를 찾은 모양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수차례 지적됐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제2의 KBS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현 공영방송 사장의 임명 제도는 정권의 영향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KBS 사장을 선임하는 이사회가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 이사 4명으로 구성돼 사장 선임이 정부·여당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공영방송을 둘러싸고 ‘낙하산 사장’ 논란, ‘보도 외압’ 논란 등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간 KBS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사장 선임 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KBS 이사회가 사장 선임시 재적 과반수 동의가 아닌 재적 3분의 2 또는 5분의 4 동의에 의해 선임하도록 하는 특별다수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상설화해 이사회 내 권력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또 아예 여야 동수로 이사회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길 사장 해임 뒤 새 사장 선임 과정이 공영방송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뽀블리의 미소'
  • 박보영 '뽀블리의 미소'
  • [포토] 고윤정 '반가운 손인사'
  • 임지연 '매력적인 미소'
  • 손예진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