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윈펠드(사진) 미 합참차장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 한 싱크탱크 연설에서 북한 위협에 대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MD를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본토를 잠재적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세계 어느 곳에라도 MD를 긴급히 추가 배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 정권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하면 이 지역 다른 곳에도 추가로 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윈펠드 차장은 “미 정부는 동맹과 파트너 국가에 자체 MD망을 갖추는 동시에 지역 미사일방어 협력을 강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한국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북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MD체계의 핵심인 ‘사드’(THAAD·고고도방어) 포대의 한국 배치를 검토 중이나 최종 결정은 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 국방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새로운 압박에 나섰다”면서 미국이 사드를 일시적으로 주한미군에 배치한 뒤 한국이 구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미국의 압박에 버티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이미 우리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점 연기를 얻어내고 미국의 동북아 MD 참여를 약속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한반도 내에 사드 포대 전개를 검토하고 있는지는 파악된 바 없다. 현재로서는 상층방어체계인 사드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의 국방부 감사에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 구축 논란이 일자 “그동안 우리는 PAC-2, PAC-3 수준으로만 고민하고 있었는데, 사드도 하층방어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 것을 포함해서 다양한 가능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사드 도입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
최봉완 한남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서울을 타격 지점으로 분석한 결과 북한 노동미사일은 발사 후 비행시간 10여분을 대기권에 머물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개량을 추진 중인 PAC-3 미사일로는 고도 12∼15㎞에서 요격 가능 시간이 고작 1초에 불과해 속수무책”이라며 “40∼150㎞의 고도에서 45초간 요격이 가능한 사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도 “PAC-3는 고도가 제한돼 있는데 범위 또한 제한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사드가 들어오는 것은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그것을 사야 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이 이 지역의 가장 큰 경제체(중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MD 네트워크에 유혹돼 넘어간다면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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