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전에는 ‘정책’ 선택 불구… 실제 투표 ‘인물’ 응답자 최다

정책선거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유권자의 이중성은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14일 본지가 중앙선관위로부터 입수한 ‘역대 선거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표 전에는 후보자 선택요인으로 ‘정책’을 꼽은 비율이 높았지만, 실제 투표 이후 조사에서는 ‘인물’을 보고 투표했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 대선에서 선거 전 조사(2012년 12월6일) 때는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6.4%, ‘정책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8.7%로 집계됐다. 그러나 선거 후 조사(2013년 1월9일)에서는 ‘인물’과 ‘정책’이 각각 45.5%와 27.4%로 역전된 결과가 나왔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정책선거’를 외치면서도 선거 때만 되면 노선경쟁에만 몰두하는 데도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과거 선거국면에는 보수와 진보 간 양극화 현상이 화두가 되면서 이념과 인물에 집중한 투표 경향이 많았다”며 “세월호 참사로 인한 재난·안전 문제는 정치권 공통의 지향점인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는 제대로 된 정책대결로 승패가 가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약검증에 도움을 주기 위한 비교·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국회에 관련법 개정 의견을 제출하는 등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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