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은 싸늘하다. 왜 그런가. 이번 진도 참사에서 국민의 안전을 방치한 채 ‘갑(甲) 행세’를 하는 관료 집단의 못난 모습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슬픔이 깊을수록 분노는 더 큰 법이다.
정 총리 사의 표명을 둘러싸고 또 옥신각신한다. 네 탓 공방을 하며 지난 1년여를 허송세월한 정쟁의 추억이 다시 어른거린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힘을 모아 잘못된 것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총리 사의 표명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목표를 분명히 하는 일이다. 진도 앞 암흑의 바닷속에서는 거센 파도와 싸우며 한 명의 생존자라도 찾기 위한 구조대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팽목항에서는 아직도 아들딸을 찾지 못한 부모들이 통곡하고 있다. 정부는 한 치 빈틈 없이 사고를 수습하고, 희생자 가족을 위로해야 한다.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도 달래야 한다. 이것이 지금 정부가 할 일이다. 초기 대응 실패, 늑장 대응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른 정부의 잘못을 만회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더 중요한 것은 개혁이다.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조만간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기와 폭이 문제다. 온갖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폭 개각론, 제2 조각 수준의 개각론이 나온다. 명심해야 할 점은 이번 개각이 국면이나 전환하고자 하는 개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온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세월호 승객을 구하지 않고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분노도 크지만 세월호를 침몰시킨 ‘국가 부실구조’에 대한 분노는 더 크다. 이번 참사에서 ‘해수마피아’로 대표되는 관료 세력이 바다 안전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수마피아’뿐 아니다. ‘관피아’로 일컬어지는 관료들의 독식 구조는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존재한다.
‘개혁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국가 부실구조를 청산하기 위한 개혁에 돌입하지 않으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멀어진다. 이런 점에서 제2의 조각에 버금가는 대규모 개각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 개혁을 수행할 인사를 찾아 본격적인 국가 개조에 들어가야 한다. 야당도 국가 개혁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진도 앞바다에서 희생된 어린 학생들이 던진 숙제는 ‘국가 부실구조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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