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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사장’ 내세워 사실상 경영일선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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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5 19:40:31 수정 : 2014-04-25 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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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청해진해운도 깊숙이 관여
안명수씨 등 개인주주도 구원파
청해진해운의 경영에도 사실상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재된 이 회사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1999년 2월 부산에 본사를 두고 설립됐다. 세모그룹이 최종 부도처리된 지 2년 만이다.

청해진해운은 안명수씨 등 개인 주주 몇몇이 설립한 회사였다. 세모그룹이 공중분해된 뒤 전면에 나설 처지가 아니었던 유 전 회장이 안 전 대표 등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소속 대리인들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안 전 대표 등은 구원파가 운영한 유통업체에서 일한 인물들로 해운업에는 문외한이었고, 역시 구원파가 주도하고 있는 한국녹색회 회원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청해진해운이 소유했고, 골프장 건설 논란이 있었던 인천시 굴업도 부지 소유권을 한국녹색회에 증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유 전 회장이 두 아들이 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앞세워 청해진해운을 장악한 것은 2008년이다. 이때 ㈜천해지가 19.27%의 지분을 확보하며 대주주가 됐고, 아이원아이홀딩스는 2대 주주(9.39%)에 올랐다.

이듬해엔 유 전 회장 최측근인 김한식씨가 공동 대표에 선임된다. 또 2010년엔 김 대표가 지분 11.6%를 가진 2대 주주로 올라서며 단독 대표가 된다. 언뜻 보면 김 대표가 1∼2년 사이 경영권을 착실히 인수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김 대표도 실제 경영권은 없는 유 전 회장의 ‘월급 사장’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모그룹 부도 뒤 은둔했던 유 전 회장이 두 아들과 김 대표를 앞세워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실에서 공개한 2002년 경북 청송 주민의 유 전 회장 면담 기록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증언이 나온다. 당시 한국녹색회가 설립한 보현산영농조합법인이 청송에 땅을 사서 들어오면서 도로를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등 현지인들과 갈등할 때 주민 대표와 면담에 나섰던 녹색회 핵심 인사가 청해진해운 상무이사 명함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송군 공무원과 주민대표가 경기 안성의 금수원으로 찾아갔을 때 유 전 회장이 “우리가 보현산에 가면 청송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가진 미국 호텔의 한 달 수입이면 청송군 일 년 예산과 같다”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공개됐다. 이미 2002년 이전부터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과 미국 리조트 등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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