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간 6.5 이상 35차례 달해… 전문가 “더 큰 지진 전조 가능성”

칠레에서 강진이 빈발하는 이유는 국토가 환태평양지진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태평양지진대는 태평양에 접해 있는 아시아 일부 지역부터 북미와 남미까지 이어지는 고리 모양의 지진대로 ‘불의 고리’(Ring of Fire)라 불린다. 규모와 피해가 큰 지진들 대부분 이 지진대에서 일어난다.
칠레의 지진 피해는 가공할 수준이다. 1960년 5월 발디비아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9.5로 지진관측 사상 가장 강력했다. 진앙에서 1000㎞ 떨어진 곳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당시 1600여명이 숨지고 3000여명이 다쳤으며 쓰나미가 태평양 건너 필리핀까지 도달했다.
2010년 2월 칠레 콘셉시온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은 발디비아 지진 이후 최대 규모다. 태평양 인근 53개국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사상자 역시 526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달 16일에도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해 10만명이 대피했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과 인도네시아도 환태평양지진대에 위치한다. 일본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등이 만나는 곳에 있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은 규모 9.0을 기록했다. 당시 쓰나미로 높이 10m에 달하는 파도가 해안을 집어삼켜 사망·실종자만 2만여명에 달했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발생한 지진·쓰나미로는 20만명에 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약 30만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지난 17일 로스앤젤레스를 혼란에 빠뜨린 규모 5.1 지진도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다. 다행히 한국은 이 지진대에서 벗어나 있다.
이번 칠레 강진은 규모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더 큰 지진의 전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릭 알멘딩거 미국 코넬대 교수는 “칠레 해안선에서는 1877년 이후 강진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여기 모인 에너지가 이번 지진으로 전부 분출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2011년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규모 7.3의 지진이 전조로 발생했다”고 경고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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