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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배우’ 이병준 “누군가 저를 찾아 준다는게 너무 행복”

입력 : 2014-03-30 21:20:49 수정 : 2014-03-30 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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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스크린·무대 종횡무진 누비는 ‘감초 배우’ 이병준 “누군가 저를 찾아 준다는 거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죠.”

배우 이병준(51)은 정말 쉬지 않고 일한다. 특별출연까지 합쳐 많게는 한 해 드라마 7편까지 출연한 적도 있었다. 거기에 영화, 뮤지컬까지 매년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일에 미쳤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최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역시나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뮤지컬에 대해서 한창 고민 중이었다. 일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묻자 그는 준비된 듯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일단 제가 현장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나이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괜히 뻣뻣하게 굴지 않고 항상 ‘기쁨조’가 되려고 노력하니깐, 제작진들이 좋아하더라고요.(웃음) 딱 현장에 가면 가장 먼저 큰 목소리로 인사합니다. ‘좋은 날입니다!’”

나머지 한 가지는 이병준의 독보적인 개성. 변태 교수, 트랜스젠더, 깐깐한 시아버지 등 다양한 역할이 그를 거쳐 말 그대로 ‘이병준화(化)’ 된다. 특유의 곱슬머리와 진한 이목구비, 그리고 중저음의 목소리가 만들어낸 인물은 보는 이들 머릿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차별화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감독들에겐 정말 탐날 만한 ‘재료’인 셈이다.

평소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연기했던 이병준은 실제 생활에선 특별히 활달한 편이 아니다. 그는 “특별히 어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한강 고수부지, 도서관, 헬스클럽 딱 세 군데만 열심히 다닌다”고 했다.
웨이브온엔터 제공
이병준은 원래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교회에 다니면서 목사라는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성극(聖劇)에 참여하면서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 결국 1990년 서울예술단에 들어갔고, 첫 작품으로 연극 ‘한강은 흐른다’에서 1인10역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연기의 길에 올랐다.

“제가 가진 재능이 연기와 잘 맞았던 거 같아요. 특히 무대에 서서 관객들의 눈빛을 보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지금은 TV나 스크린을 통해서 많은 작품을 하고 있지만, 무대가 주는 쾌감에 대한 갈증은 끊임없이 생겨요.”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매년 많은 노력이 필요한 뮤지컬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해엔 불가피하게 뮤지컬 무대에 서지 못했는데, 올해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꼭 무대에 서겠다”고 했다.

그는 이런 연기 열정을 강의를 통해 미래의 연기자 후배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에서 전임 교수로 활동했는데, 교수직을 그만둔 지금도 제자들을 보고 싶다는 이유로 특강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나를 던져주면 ‘아∼’ 하고 피드백이 오는 게 굉장히 즐겁더라고요. 엄하게 가르치기보다는 동료 연기자로서 제가 가진 것을 많이 나누려고 해요. 또 젊은 친구들의 생각을 자연스레 들어볼 수 있어서,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우고 있죠.”

지난해 그는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 출연해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출연 중인 ‘앙큼한 돌싱녀’는 경쟁 방송사의 대작 드라마에 밀려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건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제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연기자에게 필요한 전부라고 생각해요. 또 ‘앙큼한 돌싱녀’를 연출 중인 고동선 감독님이 전작 ‘메리대구 공방전’, ‘나도, 꽃!’에 이어 세 번째 저와 같이 작업 중인 분인데, 그만큼 제게 신뢰가 있다고 생각돼서 그런 부분이 많이 고마울 뿐이죠.”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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