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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명의 정치학…'the'로 달라지는 우크라이나 위상

입력 : 2014-03-26 14:49:03 수정 : 2014-03-26 14: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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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밋 롬니 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는 지난 23일 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면서 영어로 ‘the Ukraine’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달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협조를 당부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그냥 ‘Ukraine’이라고만 부르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영어로 우크라이나를 ‘the Ukraine’로 부를 때와 정관사 ‘the’ 없이 ‘Ukraine’이라고 할 때 의미가 다르다.

 ‘우크라이나’라는 이름은 옛 소련공화국 시절 ‘국경지역’, ‘국경에 위치한’이라는 뜻을 지닌 러시아어 단어에서 유래했다는 게 언어학자들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가 과거 소련의 한 지역이었을 때에는 ‘the Ukraine’이라고 부르는 게 적절했다. 미국의 로키산맥 지역을 ‘the Rockies’, 북동부 지역을 ‘the Northeast’로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독립국가가 됐을 때에는 사정이 다르다. 정관사 ‘the’를 빼고 부르는 게 정확하다는 것이다. ‘the’가 들어가면 거대 국가의 일부분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국가명에 ‘the’가 붙는 경우는 ‘the United States’, ‘the Netherlands’처럼 복수로 쓰일 때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러시아어 ‘na Ukraine ’를 ‘v Ukraine’로 바꿔줄 것으로 러시아 측에 요청했다. ‘na Ukraine ’는 영어로 ‘ in the Ukraine’, ‘v Ukraine’는 ‘in Ukraine’의 뜻이다. 영국도 아르헨티나와 레바논을 각각 독립 전에 ‘the Argentine’과 ‘the Lebanon’으로 불렀다.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는 “(롬니 전 후보와 오바마 대통령에게) 경멸의 뜻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를 자주적인 독립국가가 아니라 종속적인 위치에 두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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