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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을 지도하고 있는 월하 스님. |
불교 조계종 영축총림 통도사 노천문도회(회장 성파 스님)는 오는 25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추모 다례제를 시작으로 일대기 ‘영축산에 달 뜨거든’ 봉정식, 기념특별전, 학술세미나 등 월하 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월하 스님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통도사 조실, 영축총림 방장 등을 지낸 불교계의 걸출한 인물이다. 18세 때인 1933년 강원도 유점사에서 차성환 스님을 계사로 득도한 후 1940년 통도사에서 구하 스님으로부터 비구계와 보살계를 받고 법을 이었다. “내가 고단하면 남이 수월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실천적 삶을 살았던 스님의 솔선수범 정신은 아직도 불교계에 회자되고 있다.
절집에서는 아들과 같은 상좌(제자)가 연로한 스승을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이치. 그러나 월하 스님은 통도사 조실로 추대된 뒤에도 시봉을 들어줄 시자를 두지 않고 방 청소와 빨래를 직접 했다. 독상도 물리치고 대중들과 함께 공양했다.
스님은 본인에게는 엄격한 수행자였지만,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한없이 베푼 어진 수행자였다. 스님은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나눔의집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성금을 모은다는 소식을 듣고 남몰래 1억5000만원을 전달했다. 상좌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언론에 알렸다가 호된 꾸중을 들었다는 일화는 스님의 기품을 읽을 수 있다.
25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추모다례제에는 진제 종정이 법문을 하며, 원명 통도사 방장, 원산 통도사 주지, 노천문도회 스님 등이 참석해 월하 스님의 유지를 기릴 예정이다. 이어 윤청광 작가가 집필한 ‘영축산에 달 뜨거든’ 봉정식이 진행된다. 이 책은 월하 스님의 생애를 소설 형식으로 재조명한 것으로, 시대의 나침반으로 살다간 월하 스님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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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 스님이 조계종 종정 시절에 쓴 붓글씨 ‘부앙부괴’(양심에 조금도 꺼릴게 없다). |
정오에는 통도사 성보박물관 2층에서 기념특별전이 개막돼 3개월간 월하 스님이 사중(寺中)에 기증한 서화 등 작품과 발우, 가사, 장삼, 안경, 경전 등 손때 묻은 유품들이 전시된다.
“한 물건이 이 육신을 벗어나니/우주만물이 법신을 드러내네/가고 머뭄을 논하지 말라/곳곳이 나의 집이니라.” 자신의 생을 오롯이 담아낸 월하 스님의 임종게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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