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회 등 단체 중심 제안 서울시청과 동대문을 잇는 을지로지하도의 적극적인 활용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21일 정식 개관을 앞둔 서울 중구 신당동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랜드마크로서 제대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주변 지역도 함께 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11일 ㈔국민여가관광개발진흥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을지로지하도(을지로지하쇼핑센터) 약 3㎞ 구간을 한류, 한식 등 한국적인 아이템으로 통일성 있게 개발하는 방안이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검토되고 있다.
최근 발간된 ‘시청-을지로 지하도 관광개발용역 제안서’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핵심 내용은 지상과 지하의 네트워크 연계로 시청∼동대문 구간을 활성화하는 내용이다. 지상은 청계천을 핵심 라인으로 그 주변의 덕수궁·명동·동대문쇼핑단지 등 관광명소를 묶고, 그에 상응해 지하 네트워크를 적극 가동하는 방식이다. 을지로지하도의 활용이 전제될 때 이 방식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게 용역 제안서의 내용이다.
을지로지하도는 1967년 시청역∼을지입구역 구간 부분 완공을 시작으로 1983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방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완전 개통됐다. 이 일대는 청계천 주변에 공구상가·전자상가·건자재상가 등이 들어서며 산업화의 핵심지로 떠올랐다. 2005년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주변 도로가 좁아져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상업용지 공시지가가 급등하면서 지상 개발이 쉽지 않게 됐다.
지하도 구간별, 역사별로 관리 주체도 제각각이고 30년 넘게 리모델링이 전혀 없는 상태로 방치되다시피 했다. 구간별로 개보수 상태나 관리방식, 점포 및 물품 배치가 달라 관광객에게도 매력을 끌지 못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이 관리했던 을지로지하쇼핑센터는 2011년 리모델링을 조건으로 민간업체 대현프리몰이 위탁을 맡았고 지난해 첫 리모델링을 마무리했다. 대현프리몰이 시청역∼을지로역 구간과 지하쇼핑센터 2, 3, 4 구간 등 대부분을 맡고 있고 을지로역 근방의 일부 구간은 상인회, 각 역사 구역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나눠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는 DDP가 정식 개장하면 연간 550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도심 건물 중 최대 규모인 DDP를 새로운 랜드마크로 관광명소화한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국내 건축계 등 전문가들은 DDP가 역사 도시 서울과 동대문 일대의 정체성과 연관성을 얼마나 갖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또 주변 지역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부족했다는 게 서울시 관광업계 안팎의 비판이다.
최근 동대문 일대에 들어서는 호텔 등 민간기업 건물들은 외관 등의 측면에서 DDP와의 동질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뚜렷하다. 그러나 영세 상인 등 대다수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DDP와 주변 일대를 함께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올 상반기 중에 관련 지구단위계획의 방향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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