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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0부대' 흔적 남은 특전사 역사관 가보니…

입력 : 2014-03-10 20:17:59 수정 : 2014-03-10 22: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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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번없는 영웅들’의 빛바랜 편지·군복…
생사 넘나들던 굳건한 의지 웅변하는 듯
지난 7일 꽃샘 추위 속에 찾은 서울 송파구 특전사령부. 부대 정문 위병소를 통과하자마자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부대 신조를 담은 표지석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특전사 관계자는 부대를 에워싼 외곽 산줄기를 가리키며 “저 산줄기가 바로 남한산성”이라며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하고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세 번 무릎 꿇어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림)’의 굴욕을 당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연병장을 향해서는 “일제시대에는 일본군 무기고가 있었던 자리”라며 “특전사는 군사적 요충지로서 오랫동안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라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건설에 따른 부대 이전의 아쉬움이 묻어났다.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의 요람인 특전사 주변은 고층 아파트들의 진군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보였다.

특전사의 역사가 담긴 역사관으로 이동하던 중 일행은 충혼탑을 방문했다. 1969년 부대 창설 이후 월남전과 대간첩작전,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부대원들을 추모하기 위한 탑으로 1998년 5월 세워졌다. 충혼탑 뒤로는 특전사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역사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은 부대원들과 특전사를 거쳐간 예비역들을 제외하고는 일반인들에겐 공개되지 않는 곳이다. 특전사 관계자는 “(지은 지) 36년된 건물”이라며 “역사관 자체가 바로 특전사의 얼굴”이라고 설명했다.

입구에 놓인 부대기 옆으로 특전사의 모태라 할 수 있는 6·25 유격대(8240부대)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닳고 누렇게 변색된 유격대원들의 일기장과 편지, 군복, 총기, 8240부대에서 발간한 간행물 등이 조국을 구하기 위해 생사를 넘나들던 부대원들의 굳건한 의지를 웅변하고 있었다.

8240부대는 6·25전쟁 당시 미국 극동군 특수전사령부가 운용했던 유격부대로 일명 ‘켈로 부대’로도 불린다. 8240부대원들은 한국군 특수전사령부 창설에도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1948년 정부수립 직후부터 휴전 시까지 적 후방에서 활동한 유격대는 모두 31개 부대에 달했다. 이들 중 3분의 2가 백령도, 연평도, 석도, 초도 등 서해 도서지역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 특전사 관계자는 “1·4 후퇴 당시 북쪽의 피난민들이 중공군을 피해 섬으로 피신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특전사령부 역사관 내부에 전시된 6·25유격대(8240부대) 전시물 모습. 특전사는 8240부대의 활동상을 알리기 위해 올 연말 경기 이천으로 이전한 뒤 새로운 특전사 역사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서해 도서지역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한 유격대원들은 수시로 북한 해안에 침투해 정찰 및 파괴 활동을 펼쳐 북한군에게 큰 부담을 안겼다.

1953년 휴전 직후 육군에 편입된 대원들은 1958년 특전사의 전신인 제1전투단 창설 당시 일부가 기간요원으로 참여하면서 특수부대의 역사를 계승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특전사는 부대원들에게 8240부대의 활동상을 적극 알리고 있다. 전인범 특전사령관은 “‘뿌리’를 모르고 미래 특전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연말 부대 이전 예정지에는 지금보다 훨씬 규모가 큰 역사관을 만들어 대원들에게 선배들의 활약상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적인 유격대 관련 자료 수집과 함께 부대원들을 상대로 한 생존대원의 특강도 진행 중이다.

특전사 관계자는 “우수한 장비와 체력, 정신력에 8240부대의 역사가 합쳐진다면 기본이 바로 선, 강한 전투력을 가진 특전부대원으로 거듭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역사 찾기’ 활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글·사진=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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