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은 불교행사 다녀와
지도부, 양회기간 벌어져 긴장

중국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철도역 칼부림 테러에 이어 일주일 만에 또 발생한 대형 참사로 비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9일 신경보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의 추락사고 수습을 위한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 1일 170여명의 사상자를 낸 쿤밍철도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 희생자 추도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비보가 전해지자 중국 지도부는 바짝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특히 이번 참사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한창인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쿤밍철도역 사건과 유사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사고 직후 관계 당국에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구조와 자국민 보호 활동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승객 대부분은 말레이시아 행사 참석자와 여행객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인 탑승객은 쿠알라룸푸르 대법회 후 귀국하던 불교신자(100여명),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중국꿈·단청송’ 서예교류 행사에 참석한 중국화가협회 예술가 대표단(24명) 등이었다. 2살 유아가 포함된 5인 일가족 등 가족단위 탑승객도 포함됐다. 네팔 배낭 여행객 9명, 말레이시아에 있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던 26세 청년 등도 타고 있었다.
캐나다 국적 승객 2명은 부부로 베이징에 아이들을 남겨두고 베트남에서 휴가를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 변을 당했다. 호주인 6명도 친구들과 부부 동반으로 여행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텍사스에 본부를 둔 반도체 전문회사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는 소속 직원 20명(중국인 8명·말레이시아인 12명)을 한꺼번에 잃게 됐다. 미국인 탑승자는 3명으로, 이 중 필립 우드(51)는 IBM 말레이시아 지사 소속 직원이다.
이진경 기자,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