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토르 안’ 안현수가 러시아에서 ‘쇼트트랙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러시아는 안현수에게 미래의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수는 22일(한국시각) 오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이번 올림픽까지 총 8개의 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미국의 안톤 오노와 함께 쇼트트랙 최다 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안현수를 향한 각종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를 생중계한 러시아 방송 아나운서는 “그를 위한 기념비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수백만 팬에게 영광의 순간을 선사했다”며 “당신의 재능과 기술, 의지에 진정으로 열광하게 했다”고 칭찬했다.
안현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쇼트트랙을 러시아에서 알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뜻을 이뤘다”며 “선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서로 힘이 됐다”며 “계주에서 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꿈을 이뤄 기쁘다”고 덧붙였다.
안현수는 국내에서 제기된 파벌 논란과 관련해 “있기는 했으나 직접적인 귀화원인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올림픽에 다시 나가고 싶어 나를 위한 선택을 했다”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또 “내 성적이 한국 선수들과 맞물려 보도되는 게 힘들었다”며 “나 때문에 한국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빙상연맹 크라프초프 회장은 안현수를 미래의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으로 점찍어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러시아 쇼트트랙이 발전했다”며 “빅토르 안이 많은 이바지를 했다”고 기뻐했다. 그는 “미래와 관련해 빅토르 안과 얘기할 것”이라며 “선수로서 활동하다가 러시아대표팀 감독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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