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 중앙 장로교회 신도들과 성지순례를 나섰다가 이집트에서 폭탄 테러를 당한 고(故) 김홍열(64·여)씨의 빈소는 눈물로 가득 찼다.
21일 오후 8시 20분께 김씨의 시신이 실린 운구차가 들어오자 진천 백악관 장례식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유족들은 슬픔을 참지 못한 채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했다.
운구차에서 김씨의 관을 내리자 둘째 딸은 "엄마"라고 외치며 실신하듯 쓰러졌다. 이후 몸을 가누지 못하고 다른 가족의 등에 업혀 빈소로 이동해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몇몇 교인들은 운구차를 쓰다듬으면서 오열했다.
김씨의 동생(61)은 "평생소원인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가을에 막내아들 결혼을 시키겠다고 했는데…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의 두 딸과 아들은 거의 탈진한 상태여서 한동안 사위들이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에서는 교인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익상 원로 목사의 집례로 임종예배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승구 장로는 "성지순례를 하던 중 김 권사가 참변을 당해 슬픔을 말로 할 수 없다"며 "큰 어려움에 처한 가족을 위로해달라"고 기도했다.
한 교인은 "지옥같이 끔찍한 테러 현장에서 돌아가시면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저민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힘내시라는 기도라도 드리려고 빈소를 찾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빈소에는 교인이 아닌 주민의 조문도 이어졌다.
김모(60·여)씨는 "늘 조용하고, 맘씨가 좋아 친언니처럼 친하게 지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몰랐다"면서 "더는 무고한 민간인이 반인륜적인 테러를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교회 신도 30여명은 이날 오후 교회 버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김씨의 시신을 맞았다. 이에 앞서 테러현장에서 온몸으로 폭탄을 막다 숨진 제진수씨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하기도 했다.
김씨의 장례는 교회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진천군 공설묘지에 마련됐고, 발인은 24일 오전 9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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