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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하나의 소비시장'] (하) 한국 몰려오는 中·日 기업들

입력 : 2014-02-22 06:00:00 수정 : 2014-02-23 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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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하늘(20·여)씨는 아침에 화장할 때 ‘발그레 볼터치’를 꼭 한다.

기초화장 후 볼에 핑크나 핫핑크 분말을 붓으로 터치하는 일본 여성들의 대표 화장법이다.

김씨가 발그레 볼터치를 하는 것은 화색이 도는 상큼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김씨가 즐겨 입는 캐주얼 브랜드는 유니클로. 비교적 싼값에 유행에 맞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어서다.

김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일본의 ‘발그레 화장법’과 일본 캐주얼 의류가 인기”라며 “일본 잡지를 보면서 화장, 패션 등 트렌드를 챙기는 친구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한·중·일 3국 간 경제교류 폭이 넓어지고 인터넷 등을 통해 소비 트렌드를 공유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인의 소비생활에 일본산·중국산 제품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유니클로 서울 명동 중앙점 전경.
◆고속성장하는 일본 제품들


휴일인 16일 오후 서울 명동 중심부에 자리 잡은 유니클로 매장. 아시아 최대 규모인 유니클로 명동 중앙점 1∼4층 각 매장에는 옷을 고르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저곳에서 매장 점원에게 자신에게 맞는 치수를 달라는 고객과 수량을 묻는 고객들로 떠들썩했다. 계산대 앞에는 의류를 구입한 고객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렸다. 대학생 김희수(20)씨는 “5만원으로 바지(3만원대)와 후드티(2만원대)를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착하다”며 “특히 디자인과 색상 등 패션성이 뛰어나 즐겨 입는다. 지금 입고 있는 옷도 모두 유니클로”라고 말했다.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일본을 대표하는 베이직 캐주얼 브랜드다. 2005년 국내 진출 이후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0년 기준 2486억원, 2011년 기준 3607억원, 2012년 기준 5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국에 116개 매장을 운영 중인 유니클로는 올해 매출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SK-II 화장품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민주당 이미경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SK-II는 공항 면세점에서 내국인 매출액이 가장 높은 브랜드로 밝혀졌다.

2000년 국내 백화점(3개) 매장에 첫선을 보인 SK-II 화장품은 현재 102개의 온·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K-II 홍보팀 강선명 팀장은 “SK-II는 소비자의 피부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까지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호응을 얻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피부 측정도 받고, 뷰티 카운슬러에게 피부 고민이나 제품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식스, 몽벨, 대상트, 미즈노,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이 품목별 판매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일본 기업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

일본과 중국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다. 생산 거점을 한국으로 옮기기 위해 분주하다.

중국의 육가공업체인 ‘칭다오조리엔그룹’은 중국뿐 아니라 유럽, 중동에 닭꼬치와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팔아 연간 1조2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국 내에서 7개 공장을 운영하는 이 업체는 최근 한국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 대신 ‘메이드 인 코리아’ 표시를 붙여 중국산 제품에 대한 유럽과 중동 지역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세계 2위 자동차부품 기업인 일본의 덴소㈜는 현재 창원시 성산구 외동 창원첨단산업단지에 자동차부품 공장(14만5200㎡)을 짓고 있다.

덴소그룹은 일본 나고야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에 188개 자회사를 운영하는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기업이다.

중국·일본 기업들이 ‘한국행’을 택하는 데는 그만 한 이유가 있다. 식품의 경우 중국·일본과 가깝고, 한국산 식품은 중국·일본산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1조6000억달러), 정보기술(3조5000억달러) 세계 시장 규모보다 훨씬 큰 5조1000억달러(약 5360조원)의 세계 식품시장에서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장치산업의 경우는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전기와 우수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고, 일본보다 싼 임금으로 생산원가가 낮으며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출이 쉽기 때문이다.

산업통산자원부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기업들로부터 한국 내 제조업 생산시설 입지를 추천해 달라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특히 외자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혜택이나 경쟁업체의 한국 내 투자 동향을 구체적으로 물어오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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