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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18 19:33:07 수정 : 2014-02-19 1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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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20일 새벽 쇼트 연기… 변수는 개봉박두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드디어 출격한다. 문제는 도처에 도사린 변수. 김연아가 올림픽 2연패로 선수생활의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변수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전 2시24분(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소치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칠 김연아에게 다가올 수 있는 첫 번째 변수는 실수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티 야마구치(43·미국)는 미국 CBS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챔피언을 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김연아가 실수해야 리프니츠카야(러시아)가 이길 수 있다”며 김연아의 객관적인 기량 우위를 인정하면서도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실수 가능성을 지적했다. CBS스포츠는 야마구치의 이 같은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김연아는 지난해 가을부터 발 부상으로 훈련과 대회 출전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연아가 평소 우상이라고 밝힌 미셸 콴(미국)도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김연아의 우위를 점치면서도 “선수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높아서 실수하고도 이길 수는 없다. 김연아, 리프니츠카야, 아사다 마오(일본) 모두 마찬가지”라며 실수라는 변수가 전체적인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수하면 우승권에서 멀어진다는 전망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평소 두둑한 배짱의 강심장을 자랑하는 김연아는 큰 대회일수록 완벽한 연기를 펼쳐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 밴쿠버 올림픽. 당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앞서 연기한 아사다가 73.7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78.50점의 역대 최고점 기록을 세웠다. 전문가들이 변수로 ‘김연아의 실수’를 말한 것 자체가 김연아의 우승에 변수가 그다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연기 순서. 통상적으로 앞 순서에서는 심판들의 평가가 박한 반면에 뒤로 갈수록 관대한 경향을 보인다. 뒤로 갈수록 기량과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등장하기 때문. 김연아도 기량만 놓고 보면 뒷 순서에 배정돼야 한다. 하지만 부상으로 세계랭킹이 뒤로 밀려 어쩔 수 없이 경쟁자들보다 앞 순서에 배치됐다. 이는 가산점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동안 숱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던 김연아다. 앞 순서에 연기하는 것을 유리하게 만들 수도 있다. 김연아가 앞에서 최고의 기량으로 높은 점수를 얻으면 선수 경력이 짧고 올림픽 첫 경험인 리프니츠카야나 평소 약한 멘탈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아사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김연아의 고난도 연기를 접한 심판진이 김연아를 기준으로 뒷 순서의 선수들을 판정하는 착시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김연아가 결전을 이틀 앞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진행된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공식 훈련에 참가해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20일 새벽 열릴 쇼트프로그램에 대비해 이날은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훈련을 이어갔다.
소치=연합뉴스
홈 텃세도 빼놓을 수 없다. 리프니츠카야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있는 데다 기술 점수의 최종 결정권자인 테크니컬 컨트롤러도 러시아빙상연맹 부회장인 알렉산데르 라케르니크다. 그러나 김연아는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홈 어드밴티지’를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4년 전 밴쿠버 올림픽. 당시 캐나다 대표였던 조애니 로셰트가 복병으로 떠올랐으나 김연아에게 밀려 동메달에 그쳤다. 당시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로 김연아에게 종종 롱에지 판정을 내리며 논란을 키웠던 미리암 로리올오버빌러(스위스)가 배정됐지만, 김연아의 완벽 연기에 그마저 세계신기록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는 만원 관중의 상당수가 일본 팬들로 채워져 아사다의 홈링크를 연상케 했다. 김연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새 역사를 썼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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