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파벌 근절” 뒤늦게 훈수

유진룡(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 출석해 빙상계 파벌 및 조직 사유화 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추궁에 “안 선수가 러시아 국적으로 메달을 따고 러시아 국기를 들고 링크를 도는 것을 보고 착잡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며 “체육계의 비정상적 관행에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정부가 제 잘못은 외면한 채 체육계의 고질적 비리로만 몰아가고 있다’는 민주당 최동익 의원 등의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도 책임이 있는 게 사실이고 사과드릴 게 있으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안 선수 문제는 개인 상황과 빙상계 파벌주의 등(이 작용한) 복합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여야 지도부도 뒤늦게 체육계 부조리에 대한 우려와 훈수를 쏟아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우리 빙상연맹의 문제를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고, 최경환 원내대표는 “우리 체육계의 고질적 파벌과 특권, 불공정, 선수평가 부조리는 확실히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빅토르 안’의 금메달을 (우리 국민이) 환호하는 신드롬은 (국민의식 전반에 우리 체육계를 향한) 반발심이 깔려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분노가 크지만 선수들에게까지 영향이 가도록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비공개적으로, 책임이 있는 문화부를 질타하면 될 일을 대표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게 혼냈어야 올발랐던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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